
“흥정 다하고 도장 찍을 상황
美의 의도적 협상불발·노딜
볼턴 ‘불 지르러’ 배석한 것”
“文-김정은 판문점서 만나야
남북-한미-북미順 회담 필요”
정세현(사진) 전 통일부 장관은 5일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유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략적 의도 때문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전 장관은 특히 확대회담 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이 추가로 배석한 데 대해 “불 지르러 들어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 전 장관은 이날 경제민주화평화통일위한국민연대(민평련)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평가와 남북경제협력 전망’ 간담회에서 “(지난달) 25일 오전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30분 동안 실무 협상을 하고 27일 정상 만찬까지 만나지 않은 것은 이미 밀고 당길 필요가 없어서 쉬었던 것”이라며 “정상 간 딜할 수 있는 여지만 남겨놓고 기본적으로 합의는 다 돼 결론 났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28일 갑자기 미·북 정상회담이 ‘노 딜’에 그친 배경과 관련, “흥정 다 해놓고 도장만 찍으면 되는데 워싱턴 국내 정치 정세가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게 속상한 나머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판이 깨진 것처럼 만들었다”면서 “미 측의 의도적인 협상 불발이자 노 딜”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북·미가 헤어질 때 내부적으론 웃으면서 헤어졌지만 밖에선 박차고 나온 것처럼 얘기했으니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면서 “북·미 양측의 입장을 듣고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원 포인트 미팅을 하면 된다”면서 “남북-한·미-북·미 정상회담 순으로 가야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한 야당 관계자는 “협상이 잘된 것은 북한 때문이고 망가진 것은 모두 미국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도, 이 정부와 가까운 전문가 그룹도 모두 북한을 도와주지 못해 안달 난 듯하다”고 비판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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