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설비에 쓰는 전력을 자체 조달하기 위해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에 액화천연가스(LNG) 기반 열병합발전소를 설립한다고 4일 공시했다. 2022년까지 1조6800억 원을 투입하는 ‘스마트에너지센터’ 사업이다. 24시간 가동하는 반도체 공장은 전력 공급이 잠깐만 끊겨도 후유증이 막대하다. 지난해 3월 삼성전자 평택공장은 40분 정전으로 500억 원대 매출 손실을 보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20조 원 투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를 경기 용인으로 선택하면서 이천·청주의 기존 공장에도 향후 10년간 각각 20조·35조 원 투자를 예고했다. 생산설비가 급증하는 만큼 중장기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필수다.

문제는 반도체 기술 개발에 몰두해야 할 기업이 비용과 인력을 투입해 굳이 ‘자체 발전소’를 지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일반 제조업체가 직접 전력을 생산해 충당하는 건 이례적이다. 이런 고육책은 현재·미래의 전력 수급 불안과 무관치 않다. 한국의 전기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에서 세계 최상위 수준이었지만, 점차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공장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서안성∼고덕 송전선로 건설은 주민 반대로 5년째 막혀 있다. 30조 원이 투입되는 평택 2라인이 2020년 완공돼도 전력 차질은 불가피하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값싸고 질 좋은 에너지 비중이 줄면 전기료가 오르고, 전력 수급은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에너지는 국가의 기본 인프라다. 문 정부는 지역 이기주의엔 무력하고, 탈원전을 고집한다. ‘떼법’은 사면 받고, 공권력은 무기력해졌다. 당분간 이런 불합리의 시정을 기대하기 힘들다. 정부가 할 일은 않고, 해선 안 될 일을 하니 부득이 기업이 살길을 찾아 나선 셈이다.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반도체 기업이 가욋일로 발전소까지 짓게 된 현실이 기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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