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열 연세대 명예교수·경제학

어린애가 없다. 가정을 이루고 꾸려 갈 청장년층의 어깨가 너무나 무겁다. 집도 마련해야 하고 육아·교육비 등 감당할 수 있으려면 우선 경제력이 있어야 하는데, 일자리가 줄어드는 마당에 좋은 직장 구하기는 점점 힘들고 직장도 변변찮은데 능력 있는 결혼 상대를 만날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다. 결혼이 늦어진 만큼 가임기간도 줄게 되니 출산율도 떨어진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낮아도 너무 낮다. 2002년 이후 15년간 출산율(합계)은 세계 최저 수준인 1.2 안팎에 머물다가 마침내 2018년에는 1.0에도 못 미쳐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이런 출산율이 계속되면 부부가 일생에 1명의 자녀도 출산하지 못하기에 인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사망률이 이에 못잖게 낮아지고 있어 고령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통계를 보면, 적어도 앞으로 30년간 인구는 5000만 명 선을 유지하다가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인구의 고령화가 규모 감소에 선행하는데, 유소년(15세 미만)인구와 고령(65세 이상)인구가 전체 인구 중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기준 다 같이 13% 정도지만, 2040년쯤에는 유소년인구 11%, 고령인구는 33%를 차지할 전망이다.

인구 규모의 감소가 장기 과제라면, 인구의 고령화는 중기 과제다. 피부양자인 노약자(유소년 및 고령인구)가 아무리 많아도 이를 부양할 청장년인구(15∼64세)가 더 많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피부양인구와 청장년인구의 비율은 2016년 27 대 73에서 2040년 44 대 56으로 그 부담이 0.37에서 0.79로 24년 동안 2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당장 다가오는 고령화에 대한 부담을 이겨 내려면 근본적으로 청장년인구의 생산성이 24년간 2배 이상, 연평균 3% 이상 증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참신하고 활력 있는 노동력을 가진 청년들에게 일자리가 최우선적으로 주어져야 한다. 그리고 기업은 이들을 활용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하며, 정부는 이러한 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는 건설적인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퇴직연령을 연기해 고령인력의 취업을 연장한다거나 이들에게 지급될 연금의 지급률을 조정하는 등은 이에 대한 대안이 아니라, 여의치 못할 때 고려해야 할 부차적인 사안이다.

장기적으로는 출산율이 높아져서 인구의 부양 부담이 최적화되는 수준에서 유지돼야 할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저출산-고령화 대책이라는 이름 아래 가능한 온갖 처방과 대책을 시도해 왔다. 그러나 그 결과는, 2018년 합계출산율 1.0 이하로 추락으로 나타났다. 실패 이유는, 문제의 근원은 건드리지 못하고 가지만 친 데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 출산율 저하의 원인은 1차적으로 혼인연령 후퇴(및 혼인율 저하)와 2차적으로 육아비 특히 교육비 부담에 따른 것으로, 결국 교육개혁이 양수겸장의 정답으로 보인다.

교육개혁은 IT시대에 맞춰 미래 지향적인 방향으로 나가되 실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교과 내용을 개편하고 무엇보다 교육 연수(年數)를 최대한 줄이도록 해야 한다. 그리하여 청소년의 노동시장 진입 시기를 앞당기고 이들의 혼인연령을 낮추는 한편 장래의 출산아에 대한 교육비 부담도 덜어줘야 할 것이다. 금싸라기 같은 청소년기에, 그렇게 긴 시간을 학교에서 배웠는데 실업이 앞을 기다리는 그런 교육은 당연히 개혁의 대상이다.

청년 없는 나라에 장래는 없다. 청년에게 미래를 맡기고 최대한 기회를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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