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초 소상공인연합회 신년하례식에 여야 5당 대표가 총출동했다. 이날 모인 5당 대표들은 한 목소리로 소상공인들의 염원인 ‘소상공인기본법’을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여당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2월 국회 내에 이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혀 소상공인들의 기대가 모였으나 이어진 국회 공전사태로 소상공인들은 또다시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중소기업기본법은 1966년 제정돼 50년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반면, 소상공인기본법은 현재 없는 상태다.

소상공인들에게 필수적인 사안들을 모아 공무원들을 찾아가도 ‘근거가 없다’며 손사래 치는 답답한 상황이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이 문제를 해결할 소상공인기본법 제정은 요원하기만 하다.

소상공인을 새로운 정책대상으로 규정하여 법적 지위와 권리를 보장하고, 범정부 차원의 연간 단위 기본계획을 수립해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소상공인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근거가 바로 소상공인기본법이다. 소상공인들의 경제적·사회적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이 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이에 대한 유력 정치인들의 약속이 이어진 지 수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이를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오늘날 정치권의 현실에 소상공인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본법 하나 없는 현실’은 현재 소상공인의 처지에 대한 방증이다.

선거 때마다 상가와 시장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면서도, 정작 국회에 들어가면 정쟁을 이유로 소상공인들을 나 몰라라 하는 정치인들에게 때로는 읍소하고, 때로는 거리로도 나가봤지만 법률 한 줄 고치기도 쉽지 않은 것이 소상공인들의 처지다.

최저임금 등의 정책들이 당장의 경영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을 느끼고 이를 바꾸기 위해 애를 써봐도 쉽지 않은 현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이 민생을 챙기지 않는 이 답답한 현실을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소상공인들의 민심은 하나의 거대한 물결이 되고 있다.

이념이나 세대대결로 치닫는 우리 사회 현실에서 소상공인들 사이에선 정치가 남의 일이 아니고 나의 생존에 직결된다는 자각에 기반해 실용과 통합, 합리성을 더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소상공인들에게 부여된 시대적 사명을 다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어가고 있다.

도도한 물결이 바다로 흘러가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것처럼, 소상공인들의 이러한 자각과 결집은 우리 사회에 새로운 도전과 울림을 줄 것임을 확신한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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