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투 일부만 타… 사상자 없어
警 ‘예비테러’ 가능성에 무게
‘아일랜드 버스社’ 주소 남겨
발송자·범행 동기 집중 추적
영국 수도 런던의 교통허브인 히스로 공항, 런던 시티 공항, 워털루역 등 3곳에서 연쇄 동시 우편물 폭발 사건이 발생해 런던시민들이 화들짝 놀랐다. 런던 경시청은 일단 사상자가 없어 안도하면서도 본격적인 테러를 위한 경고성 ‘예비 테러’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용의자에 대한 추적에 들어갔다.
5일 공영방송 BBC, 스카이뉴스, 가디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5분쯤 런던 경시청에 한 건의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히스로 공항 인근 사무용 건물인 컴퍼스 센터에서 폭발물(사진)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수상한 우편 봉투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누군가 하트 모양의 우표 두 장을 붙인 뒤 ‘히스로 공항 컴퍼스 센터’로 보낸 A4 용지 크기의 흰색 우편 봉투였다. 5분 뒤인 오전 10시쯤 경찰이 도착했을 때는 봉투 일부가 불에 타 있었다. 컴퍼스 센터 직원은 경찰에서 “봉투를 열었더니 폭발성 불꽃이 일었다”고 진술했다. 두 시간쯤 뒤인 오전 11시 40분 히스로 공항에서 차로 40분 정도 거리의 워털루역에서도 동일한 신고가 들어왔다. 또 경시청은 1시간여 거리에 있는 런던 시티 공항에서도 비슷한 신고를 받았다. 부상자는 없었고, 봉투는 밀봉된 상태였다. 세 곳 모두 비행이나 열차 운행에 특별히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경시청 대테러본부는 이용객이 많은 히스로 공항과 런던 시티 공항, 워털루역에서 사고가 발생한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형 테러가 발생할 경우 심각한 인명피해를 불러오고 런던 전체가 마비될 수 있다. 2017~2018년에 워털루역을 이용한 승객만 9400만 명에 달한다. 경시청은 대테러본부의 베테랑 인력을 동원해 우편 봉투 발송자를 추적하고 있다. 현재 발송지인 아일랜드 더블린의 버스 사업자 ‘버스 아이린’ 주소를 근거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버스 아이린’은 BBC에 “우편 봉투는 모르는 일이고, 더 언급할 말이 없다”고 했다. 우편 봉투에 모두 하트 그림이 있는 우표가 붙어 있는 점은 용의자가 무엇인가를 암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트 우표는 지난해 아일랜드 우체국에서 ‘사랑과 결혼’을 주제로 발행한 것이다.
이번 우편 봉투 테러는 봉투 일부만 타게끔 작은 불만 붙게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 BBC는 “버스회사에 불만을 품은 아일랜드 공화당원의 소행일 수도 있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대해 이견을 가진 사람의 행위일 수도 있으며, 단순히 정신적인 문제 때문일 수도 있다”고 했다. EU 회원국인 아일랜드는 영국과 브렉시트 과정에서 북아일랜드의 ‘하드 보더’(국경 통과 시 통행·통관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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