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 롯데중앙연구소 식품실험실에서 한 연구원이 고체배지에서 자란 유산균 형상을 관찰하고 계측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 롯데중앙연구소 식품실험실에서 한 연구원이 고체배지에서 자란 유산균 형상을 관찰하고 계측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지난 1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개최된 ‘2019 상반기 LOTTE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패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지난 1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개최된 ‘2019 상반기 LOTTE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패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 ⑥ 롯데그룹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마곡 R&D센터 2017년 건립
헬스 등 미래먹거리 연구하고
외부와 협업 ‘열린 혁신’ 추구

‘e커머스 사업본부’ 신설·운영
3년내 온라인매출 20兆 목표

辛회장 “생존 위해 미래 예측
기존틀 무너뜨릴 정도로 혁신”


“롯데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추진이라는 목표로 외부 전문가를 대거 영입했지만, 이들에게 필요한 예산과 인력에 대한 권한 위임이 이뤄지지 않아 빠른 실행이 안 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나 과제를 실행할 때 절차적 프로세스가 너무 복잡하고, 보고-승인 단계에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습니다.”

“회사가 빠르고 큰 성과만 요구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나 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서 고도화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즉각적인 성과를 기대한다는 말입니다.”

“개별 디지털 기술은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취하더라도 그 기술을 찾고 결합해 우리 비즈니스로 만들어내는 것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기술 개발자들은 외부업체에 맡기면 된다고 쉽게 생각하지만, 개발자도 내부에 있어야 빠르고 효과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합니다. 그룹사 간 협업을 위한 문화나 도구도 부족해요. 계열사 간 데이터 공유나 융합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자원을 소극적으로 할당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지난 1월 23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 오디토리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한 그룹 내 디지털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토론회 참석자는 윤영선 롯데정보통신 상무와 김혜영 롯데e커머스사업본부 상무, 백승기 롯데로지스틱스 상무, 이종호 롯데정보통신 상무, 홍상우 롯데e커머스사업본부 상무 등 최근 3년 동안 롯데그룹이 각고의 노력 끝에 영입한 디지털 전문가들이었다.

외부의 시각에서 바라본 롯데그룹 연구·개발(R&D)의 문제점들이 낱낱이 드러났다. 신 회장은 묵묵히 이들의 격렬한 토론 내용을 경청하고 있었다. 신 회장은 토론회 말미에 도덕경에 나오는 ‘대상무형(大象無形·무한한 것은 오히려 인간의 감각으로는 인지하기가 어렵다)’을 끄집어냈다. 그는 “우리가 맞이하게 될 미래의 변화는 그 형태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무한합니다”라며 “생존을 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예측과 상황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고, 롯데도 기존 틀과 형태를 무너뜨릴 정도의 혁신을 이뤄 나가야 합니다”라고 역설했다.

지금 롯데그룹 R&D의 초점은 ‘DT(Digital Transformation)’에 맞춰져 있다. AI와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모든 사업 프로세스에 적용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혁신을 끌어내기 위함이다.

롯데는 미래 성장을 위해 향후 5년간 국내외 전 사업부문에 걸쳐 50조 원의 예산을 쏟아붓기로 했다. 매년 평균 10조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자금이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R&D와 시설투자 등에 쓰인다.

올해는 12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국내 유화사를 인수했던 지난 2016년 투자금액(11조2000억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유통 부문에서는 온라인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하고, 화학 부문에서는 한국 및 인도네시아·미국에서 에틸렌 등 대규모 설비 증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는 그룹의 양 축인 유통 부문과 화학 부문을 중심으로 오는 2023년까지 사업부문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지속 투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2017년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 내에 건립한 롯데중앙연구소 신축연구소인 ‘LOTTE R&D 센터’(사진)는 롯데그룹 R&D의 총본산이라고 할 수 있다. 건립 기간 2년, 총 2247억 원을 투자해 완공된 R&D센터는 지하 3층, 지상 8층 건물에 전체면적 8만2929㎡(약 2만5086평)로, 기존에 있었던 경기 양평연구소보다 5배 이상 큰 규모다.

롯데 R&D센터는 ‘융합·미래·소통’이라는 3가지 주제에 맞춰 설계됐다. 다양한 식품 콘텐츠의 융합을 위해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리아 등 롯데그룹 내 식품계열사 통합 연구활동을 지원해 신제품 개발에 시너지를 도모한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슈퍼, 세븐일레븐 등 롯데 유통사 제품의 안전성 강화를 위해 독립적 분석기능과 안전센터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했다.

또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연구와 건강 기능성 식품, 바이오 분야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한 내부 태스크포스(TF) 운영을 통한 연구 활동을 장려하고 국가연구기관, 산학연 등 외부 기관과의 협업을 확대하는 등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중앙연구소는 신축연구소 이전과 함께 연구 인력을 현재 300여 명에서 430여 명으로 확대해 식품 연구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롯데는 이 연구소를 식품산업의 미래를 개척하는 전진기지로 적극 키워 나간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DT 전략에 따라 오프라인 조직에서 온라인 조직을 분리해 통합한 ‘e커머스(commerce) 사업본부’를 지난해 8월 신설해 운영 중이다. 롯데는 온라인 사업을 향후 유통업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7개의 온라인몰을 통합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22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 원을 달성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유통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것이 롯데의 목표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제작후원: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SK, 롯데, 포스코, GS, 한화, 신세계, 대한항공, CJ, 네이버

관련기사

임대환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