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사개특위 첫 회의 열어
검경출신 의원 서로 다른 주장


자유한국당이 7일 당내에 신설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등과 관련한 자체 안 마련에 착수했다. 그러나 정부·여당안에 대한 비판만 난무할 뿐 내부 이견도 조정하지 못하고 있어, 한국당이 언제쯤 자체안을 내놓을지는 불분명하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사개특위 회의에서 “검찰은 청와대가 주문하는 대로 앞장서고 있고, 경찰은 또 지난해 드루킹 댓글 수사를 얼마나 엉터리로 했느냐”며 “충분한 논의 없이 졸속으로 사법부 개혁안을 만들려는 시도에 대해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혜를 모아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권성동 특위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수사권은 경찰에, 기소권은 검찰에 주는 공약을 내세웠는데 이번에 정부안이라고 해서 제출된 조정안을 보면 ‘무늬만 조정안’”이라며 “대통령 인사권을 어떻게 제약하고 독립성은 어떻게 보장할 건지에 대한 방안은 전혀 없어 오히려 국민에게 피해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이 내부 조율에 들어갔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 등에 대해 견해차가 커 당장 당론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경찰이 정보 접근권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수사권까지 가져서는 안 된다”는 의견과 “경찰의 역량을 신뢰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맞붙고 있다. 검찰과 경찰 출신 의원들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하며 ‘대리전’을 벌이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검찰 출신인 곽상도 의원은 통화에서 “정보 접근권과 수사권은 반드시 분리해야 한다”면서 “검찰이 그동안 보여온 문제들을 반성하기 위해 검·경 수사권을 조정하자는 것인데, 정보 접근권을 가진 경찰에 수사권까지 준다는 것은 ‘공룡 경찰’ ‘새로운 검찰’을 만들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경찰 출신 이철규 의원은 “다른 나라는 예산의 7∼10%를 치안 유지에 쏟는데 우리나라는 2∼3%만 쏟고도 훌륭한 치안 상태 유지할 정도로 경찰의 역량이 있다”며 “(경찰에 수사권이 넘어가면) 인권 침해 문제도 커질 수 있다고 하는데 인권 침해는 권력이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역대 적폐가 다 기득권을 가진 검찰에 의해 쌓여온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수사권 조정 내용과 방향 등을 둘러싸고도 의원별로 강조점이 다르다. 권 위원장은 검찰과 경찰에 대한 청와대의 인사권 제한 필요성에 무게를 두고 “문재인 정부 들어 검찰의 좌편향 수사가 훨씬 심화한 상황인데, 이는 대통령이 인사권을 통해서 검찰 조직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위 간사인 윤한홍 의원은 “검찰이든 경찰이든 어느 쪽이 수사를 하느냐보다 수사의 정치적인 중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수사의 정치적인 중립을 확보하는 문제가 최우선 과제라고 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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