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1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당시 국외 영향이 ‘평균 75%’라고 발표했다. 국외 발(發)이면 중국 책임이 가장 크지만, 중국은 연신 ‘오리발’만 내밀고 있다. 중국의 항변은 간단하다. “도대체 우리 책임이라는 과학적 근거가 무엇인가.”

중국이 이 같은 주장을 하는 데는 사실 우리가 빌미를 제공한 측면도 적지 않다. 일단 우리가 생산하는 미세먼지 관련 정보들의 객관성이 중국의 주장을 압도할 만큼 대단하지 않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해 발간한 ‘고농도 미세먼지 정확도 향상을 위한 개념모델 개발 연구’ 보고서를 보면, 서해상 및 북한 지역의 ‘관측 공백’으로 인한 미세먼지 예보 및 분석이 틀릴 가능성이 상존한다. 특히 우리 정부가 주력하는 초미세먼지(PM2.5) 예보모델의 경우 고농도 정확도가 50% 수준을 크게 넘지 못해 예보관의 ‘주관적 개입’이 필요하다고도 명시돼 있다. 또 대기오염 이동을 자세하게 확인하기 위해서는 각 국가의 대기오염 배출량이 슈퍼컴퓨터에 정확히 입력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데이터도 문제다. 우리 정부가 사용하는 중국의 대기오염 배출량 데이터는 ‘2010년 버전’이다. 중국이 2013년 이후 자국의 미세먼지가 30∼40% 줄었다고 강조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내놓는 데이터를 신뢰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오히려 낯부끄러울 정도다.

지난해 9월 환경부 공무원들은 중국에 있는 ‘한·중 환경협력센터’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센터 측은 “중국은 자국 내에서의 미세먼지 이동과 영향을 파악하기에 바빠 한국으로 넘어가는 미세먼지를 조사하기 힘들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러한 사실은 국외출장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결국, 최근 중국이 우리에게 정보제공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약속했지만, 우리가 ‘자구(自救) 수단’을 빠르게 세워야만 복잡하게 얽힌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를 풀 수 있다는 뜻이다. 사실관계를 입증할 시스템 개발과 유능한 인력 확충을 하지 않는 한 우리가 제아무리 ‘중국 책임’을 외쳐도 우이독경(牛耳讀經)에 불과하다. 지금도 국민 상당수는 “왜 우리 정부는 중국에 저자세냐”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해완 사회부 기자 par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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