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조계, 무리한 기소 비판

“어느 조직이나 정보보고 필요
법관도 행정처에 보고 규정돼

‘정운호 게이트’ 영장정보 유출
법원, 압수수색 2차례나 기각

成판사 등 외부누설 안했는데
檢, 증인회유 했다며 기소해”


2016년 법조비리 사건인 ‘정운호 게이트’ 당시 성창호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현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 등은 당시 법원 내규에 따라 영장 정보를 법원행정처에 보고했는데도 검찰이 기소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성 판사 등을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비판이 11일 법원 안팎에서 거세지는 이유다.

당시 대법원 ‘재판예규(중요사건의 접수와 종국보고)’에 따르면 긴급보고 사건의 경우 법원 직원이 아닌 해당 사건의 담당자(법관)가 행정처에 직보할 수 있게 규정돼 있다. 보고 대상은 국회의원·국무위원·검찰·사법부 구성원들이 피의자 또는 피고인이 된 형사사건이다. 보고 내용은 해당 형사사건의 공소장·판결문·소장 등 예시적으로 규정돼 영장도 포함될 수 있다. 이는 법원이 지난해 8월 23일과 9월 12일 두 차례에 걸쳐 관련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 이유이기도 하다. 당시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으로 성 판사 등 영장전담판사의 사무처리를 총괄한 신광렬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해 ‘정운호 게이트’ 영장 정보 유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를 걸어 압수수색 영장을 연달아 청구했다.

이에 법원은 “사법행정상 대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법관비위 정보를 수집하게 한 행위가 공무상 비밀누설죄에 해당하는지 의문”이라거나 “공무상 비밀누설죄가 성립할 수 없다”며 두 번 다 기각했다. 특히 검찰은 지난해 비슷한 시기에 △정운호 게이트 영장 보고 △서울서부지법 집행관 비리 영장 보고 △헌법재판소 파견 법관의 헌재 기밀 보고 등에 대해서도 공무상 비밀누설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는데, 법원은 정운호 게이트 영장 보고 사건을 제외한 두 사건에 대해서만 영장을 발부했다. 이는 당시 서울서부지법 사건의 경우 행정처에 내부 정보보고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이를 도운 법원 직원이 동료인 집행관에게 수사내용을 알려줘(외부 유출) 피의자가 도주하게 만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헌재 기밀 보고 사건 역시 헌재 내부 정보를 외부기관인 법원행정처에 보고했기 때문에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것으로 분석됐다. 정운호 게이트 사건의 경우 성 판사 등이 행정처에 내부 보고한 것 외에 외부로 유출한 바가 전혀 없다.

검찰이 일부 언론 등을 통해 “정운호 게이트 사건 정보를 보고받은 행정처가 해당 비리 법관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비리법관이 주요 증인을 인지해 증인회유 작업을 벌였다”며 외부유출을 주장하고 있는 점도 논란거리다. 적법한 감사 과정에서 비롯한 비위 혐의 고지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다. 무엇보다 행정처에 내부 직보한 성 판사 등이 해당 정보가 외부에 흘러가리란 점에 대해 인식하는 고의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법원 관계자들은 “내부 정보보고는 어느 조직에서나 필요하다”면서 “특히 법관비리가 터졌는데, 대법원장이 아무것도 모른 채 구경할 순 없지 않나”고 지적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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