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의 영취산 능선을 뒤덮은 진달래꽃. 지난해 진달래꽃이 만개했을 당시의 사진이다. 이곳에서는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영취산 진달래 축제가 열린다.
전남 여수의 영취산 능선을 뒤덮은 진달래꽃. 지난해 진달래꽃이 만개했을 당시의 사진이다. 이곳에서는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영취산 진달래 축제가 열린다.

음식과 어우러지는 ‘광양매화’
미나리축제 곁들인 ‘원동매화’
동백꽃·풀잎 조화 ‘땅끝매화’

40여가지 이벤트 ‘구례산수유’
화려함의 절정 ‘영취산진달래’


오는 주말부터 본격적인 봄꽃 잔치가 시작된다. 올해는 봄꽃 개화 소식이 일러 부랴부랴 개최 기간을 앞당긴 축제도 있지만, 예년과 비슷하게 날짜를 잡은 곳들도 있다. 올해는 꽃에 따라 개화가 들쑥날쑥이다. 매화와 산수유는 거의 동시에 꽃을 터뜨리는데, 올해는 산수유가 매화보다 열흘 이상 늦다. 개화 시기가 제멋대로라 꽃필 때를 딱 맞추지 못하는 축제도 있으니 지자체나 축제 홈페이지 등을 통해 현지 개화 정보를 챙겨 보고 가야 낭패가 없겠다. 남녘에 꽃이 피어 축제가 열리니 이제 비로소 ‘봄’이다.

전남 광양의 광양매화축제.
전남 광양의 광양매화축제.

◇꽃과 음식이 어우러지다… 광양매화축제 =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축제인 전남 광양의 광양매화축제가 지난 8일 개막해 오는 17일까지 열린다. 올해는 매화가 유독 이르게 피는 바람에 축제 개막이 지난해보다 9일이나 앞당겨졌다. 올해 광양매화축제는 여느 해보다 다채롭다. 차(茶)와 밀랍으로 만든 매화인 ‘윤회매(輪回梅)’ 전시 행사와 함께 청매실농원의 홍쌍리 여사, 김용택 시인, 장사익이 등장하는 3인 3색 토크 콘서트 등의 프로그램이 열린다. 축제장 곳곳에 포토월과 포토존을 설치하고, ‘찾아가는 DJ박스’와 ‘꽃길 작은 음악회’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크리에이터가 실시간 유튜브 동영상을 생중계하고 드론 영상 중계 시스템으로 개화, 교통 상황 등 축제 현장을 24시간 스케치하기도 한다.

광양시는 광양 도심권까지 축제 분위기를 확대하기 위해 ‘음식’을 들고 나왔다. 산과 강, 바다를 두루 거느린 광양에는 다양한 음식이 있다. 광양에는 광양 불고기와 닭 숯불구이, 숯불 장어구이를 비롯해 봄철을 대표하는 음식인 섬진강 벚굴과 백운산 고로쇠 수액도 있다. 섬진강 재첩이나 참게탕, 광양 기정 떡도 빼놓을 수 없다.

◇지는 매화와 향긋한 미나리… 원동매화축제 = 이른 봄 섬진강에서 광양매화축제가 열린다면, 낙동강에서는 원동매화축제가 열린다. 매화 개화가 이른데도 올해 경남 양산의 원동매화축제는 작년보다 하루만 앞당겨 16, 17일에 열린다. 매화축제의 중심인 순매원 매화는 일주일 전인 지난 주말에 이미 만개를 넘어선 상황. 축제 때 찾아간다면 분분히 지는 매화 꽃잎만 보고 돌아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꽃이 진대도 원동 주말장터의 들뜬 분위기만으로도 축제는 즐겁다. 축제 기간에 원동역에는 임시열차 편이 운행되고 버스정류장이 한시적으로 축제장 근처로 이동할 정도로 상춘객들이 몰려든다. 축제 기간에는 먹거리 부스와 함께 푸드트럭이 줄을 서고 수시로 버스킹과 추억의 퍼포먼스, 뮤직토크쇼도 펼쳐진다.

원동매화축제 기간은 3월 한 달 동안 개최되는 특산물축제인 원동미나리축제와 겹친다. 미나리라면 경북 청도를 먼저 떠올리지만, 밤에는 물을 대고 낮에는 물을 빼는 식으로 재배하는 원동의 미나리도 못지않다. 미나리축제장에서 부드럽고 향긋한 봄 미나리를 시식할 수 있고, 특산물 판매장에서 갓 수확한 미나리를 사 갈 수도 있다.

전남 해남의 땅끝매화축제.
전남 해남의 땅끝매화축제.

◇봄의 색깔로 치장하다… 땅끝매화축제 = 전남 해남의 보해매실농원은 단일 농원으로는 국내 최대 매실 농원이다. 46ha(14만 평) 면적에 심어진 매실나무가 1만5000여 그루에 달하니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보해매실농원은 관람시설이 아니어서 평소에는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데, 해마다 매화가 필 때면 농원을 무료로 개방한다. 보해매실농원의 ‘땅끝 매화축제’는 오는 16, 17일로 잡혀 있지만, 매화가 이르게 개화하자 농원 측은 지난 8일부터 농원을 개방했다. 땅끝 매화축제는 조류 인플루엔자 여파로 지난 2년 동안 중단됐다가 올해 3년 만에 치러지는 것이라 다른 꽃 축제보다 행락객이 적은 편이다. 축제에 앞서 호젓하게 만개한 매화를 볼 흔치 않은 기회다.

보해매실농원의 특징은 순백의 매화가 녹색 카펫처럼 깔린 풀의 초록, 그리고 동백나무에 핀 붉은 동백꽃이 한데 어우러진다는 것. 선명하게 대비되는 색깔이 매혹적인 봄 풍경을 만들어내니 매화가 절정을 넘긴 뒤라도 봄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다. 축제 기간에는 다양한 문화 공연과 보물찾기, 매화 사진 찍기 등의 행사가 열리고 해남 특산물 전시 판매 행사도 진행된다.

전남 구례의 구례산수유축제.
전남 구례의 구례산수유축제.

◇ 개화에 딱 맞춰 열리다… 구례산수유꽃축제 = 알다가도 모를 게 봄꽃 개화 시기다. 매화는 올해 일러도 너무 이르게 피었지만, 광양의 매화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피는 구례 산수유꽃은 어찌 된 게 지난 주말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오는 16일부터 24일까지 구례군 산동면 일원에서 열리는 올해 구례산수유꽃축제는 개화 시기에 딱 맞춰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동마을 일대와 산수유사랑공원, 반곡마을 등에서 열리는 산수유꽃축제에서는 전통과 현대, 자연과 사람을 주제로 한 40여 가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축제 기간 중 주말과 휴일에는 산수유문화관에서 산수유사랑공원과 반곡마을을 거쳐 주행사장 체험마당까지 이어지는 꽃길을 2시간 동안 걷는 ‘산수유 꽃길 따라 봄마중’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참가비 1만 원을 내면 축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5000원 권 농특산물 상품권을 내준다. 주행사장 체험부스에서는 산수유 떡 만들기 체험 경연 행사도 펼쳐진다. 주말에는 가야금, 판소리, 통기타를 곁들인 ‘작은 음악회’를 비롯해 트로트, 포크, 전통 소리 공연 등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부대행사장에서는 산수유차 등 지역 농특산품을 전시 판매하고 시음할 수 있다.

◇ 가장 화려한 봄꽃… 여수 영취산 진달래축제 = 전남 여수의 영취산은 ‘우리나라 3대 진달래 군락지’ 중 하나. 진달래 군락의 넓이가 자그마치 축구장 140개 넓이다. 축제가 아니어도 이른 봄에 산정을 온통 뒤덮다시피 한 진달래꽃 군락의 화려함만으로 가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영취산의 절집 흥국사 대웅전 뒤에 솟은 진례봉과 가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진달래가 온통 뒤덮어 연분홍으로 흐드러질 때 맞춰 간다면 감동이 더하다.

올해 영취산 진달래축제는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 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산신제는 예로부터 영험하기로 이름난 제례를 복원해 진행하는 것. 제례를 봉행한 뒤 농악과 소원풍선 띄우기 등의 행사가 진행된다. 축제 체험행사로는 가족 단위로 참여하기 좋은 새집 달아주기, 화전 부치기 등이 준비됐다. 영취산 돌고개 행사장에서는 진달래 꽃길 시화전도 열린다. 여수 향토 음식을 전시, 판매하는 공간도 마련된다. 마술공연, 비보이 댄스, 산상 오케스트라 음악회, 가야금 및 버스커 공연, 트로트 공연 등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저마다 즐길 수 있는 공연도 마련했다. 축제 기간에는 여천역과 여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축제장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
박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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