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제10차 경제활력 대책회의 겸 제9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홍남기(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제10차 경제활력 대책회의 겸 제9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월 취업 증가 폭 커졌지만
‘재정투입’ 노인일자리 영향

‘양질’ 제조업·금융업은 줄고
임시직·단시간 일자리 늘어

‘체감실업률’ 13.4% 사상최악
“세금으로 만든 ‘착시’ 경계를”


통계청이 13일 내놓은 ‘고용동향’(2019년 2월)은 취업자 증가 폭은 커졌지만, 현재의 고용의 양(量)과 질(質)이 여전히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올해 2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6만3000명 늘면서 지난해 1월(33만4000명) 이후 가장 많이 증가했다. 지난해 12월(3만4000명), 올해 1월(1만9000명)에 비하면 증가 폭이 상당히 크다. 그러나 취업자 증가 폭의 이면(裏面)을 곰곰이 뜯어보면, “고용 상황이 좋아졌다”고 평가할 수 없다는 게 금방 드러난다. 전문가들은 세금으로 만들어낸 일자리 착시효과를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취업자 증가를 연령대별로 보면 60세 이상 취업자가 대부분이다. 올 2월에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은 39만7000명으로 1982년 7월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치다. 60세 이상 취업자 중에서도 60∼64세(13만4000명)보다 65세 이상(26만2000명) 취업자 증가 폭이 훨씬 크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임시직 취업자 감소 폭이 올해 1월 21만2000명에서 2월에는 4만3000명으로 16만9000명이나 줄었다. 올해 1∼2월 사이 임시·일용직 취업자가 증가한 규모가 18만4000명에 달한다. 취업 시간대별로 분석해보면, 올해 2월 1∼17시간 취업자가 31만4000명, 18∼35시간 취업자가 43만7000명 각각 늘었다. 반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44만3000명 줄었다.

통계청은 “올해 1월 정부가 노인 일자리 사업 원서 접수를 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 규모는 약 26만 명에 달한다. 재정을 통해 인위적으로 일자리를 늘린 결과는 60세 이상 고령층, 임시·일용직 중심, 36시간 미만 단시간 일자리라는 3대 특징을 가진 ‘저급(低級) 일자리’를 대량 양산하는 것으로 귀결됐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부의 재정 투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고용의 양을 늘리는 데 완전히 성공한 것도 아니다. 올해 2월 국민이 체감하는 실업 상황을 가장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3.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층(15∼29세) 고용보조지표3도 24.4%로 사상 최악이었다. 일을 더 하고 싶은데도 못하거나, 잠재 실업자 등이 사상 최대라는 뜻이다.

정부의 인위적인 단기 일자리 확대 정책은 올해 2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 23만7000명 증가(전년 동월 대비)로 나타났다. 올해 1월(17만9000명)에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2월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올해 2월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15만1000명 감소) 일자리가 줄었고, 최저임금의 영향을 많이 받는 도매 및 소매업(6만 명 감소),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2만9000명 감소) 등의 취업자도 줄었다. 그나마 최저임금의 영향을 많이 받는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가 올해 2월 전년 동월 대비 1000명 증가를 기록한 게 긍정적인 요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 등과 관련된 일자리는 크게 늘었지만, 제조업·건설업 등 민간 일자리가 늘지 않고 있다”며 “민간 부문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규제 완화와 경기 진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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