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정상회담 전후인 9~10월
폐핵연료봉 인출됐을 가능성
평산서 토사더미 치우는것 목격
플루토늄·HEU 생산여부 주목
원심분리기 구매기관 조사 중
압력변화기관련 中도 조사대상
“내년 핵탄두 100개 보유가능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 제재위원회(이하 제재위)가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의 핵연료봉 인출 가능성과 평산 우라늄 광산의 채광 진행, 원심분리기 구매 상황 등을 지적하면서 북한이 대화 분위기를 이용해 핵물질 다량 확보 및 핵무기 대량 제조에 들어갔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북 제재위는 12일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 영변 5㎿ 원자로가 2018년 9월부터 10월까지 가동이 중단됐으며, 이 두 달 사이에 핵연료봉이 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제재위는 “북한은 (우라늄 광산이 있는) 평산에서 토사 더미를 치우는 것이 목격됐으며 이는 우라늄 채광이 진행 중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제재위는 이어 “전문가 패널이 북한 핵 프로그램을 위해 은밀히 원심분리기를 구매한 아시아 기관과 개인들에 대한 조사를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재위는 또 북한 핵 활동에 핵심 품목인 압력변화기 거래와 관련해 중국이 조사 대상에 올랐다고 밝혔다.
제재위 보고서의 이 같은 내용은 북한이 핵무기에 사용할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 대량 생산에 들어갔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플루토늄은 폐핵연료봉을 재처리하는 방식으로 추출되며, 핵 무기용 HEU는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저농축 우라늄을 농축해 만들어진다. 특히 북한의 폐연료봉 인출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해 평양 정상회담(9월 19일) 전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대화에 나서면서도 핵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제재위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조립과 저장, 실험 장소를 분산시켜 왔다”며 “민간 시설을 사용하는 것과 함께 과거 방치됐거나 흩어져 있는 군산시설을 발사 장소로 활용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이미 상당한 핵물질을 확보했고 현재 알려진 15~20개보다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크리스티나 배리얼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은 지난해 말 미 방송 NBC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핵·미사일 연구·개발(R&D)에서 대량 생산으로 옮겨 갔다”고 경고했다. 로버트 리트워크 미국 우드로윌슨센터 수석부소장도 “현재 생산속도라면 북한은 2020년까지 100개가량의 핵탄두를 보유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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