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마다 답변 모호 ‘황세모’
“구설 없지만 메시지 불분명”
폴더 인사·존댓말 좋은 평가
살가운 몸짓에 안팎서 호평
‘식사정치’로 당 장악력 확대
의원들 만나며 이야기 경청
13일로 취임 2주일을 맞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리더십을 두고 당 안팎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당 일각에선 황 대표가 ‘5·18 광주민주화 운동 모욕 발언’ 징계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보다는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하면서 ‘황세모’ ‘황고구마’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반면 황 대표가 딱딱하고 냉철하다는 기존 이미지와는 달리 유세 현장 등에서 유권자나 당직자들을 상대로 예상 밖의 ‘스킨십’을 보여주면서 보수의 새로운 리더에 대한 기대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세모 화법 = 당내에서는 가부나 정오를 분명하게 가르지 않는 황 대표 특유의 화법을 ‘세모 화법’이라고 부른다. 황 대표가 주요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O’ 또는 ‘X’가 아닌 ‘△’로 답하면서 ‘황세모’ ‘황고구마’ ‘황신중’이라는 별명이 생겨나고 있다. 실제 황 대표는 취임 이후부터 최근까지 매일 하루 한 차례 이상 5·18 징계 관련 진행 사항을 질문받고 있지만, 그때마다 “원칙대로 하겠다” “절차대로 하겠다”는 모호한 답변만 내놓고 있다. 황 대표의 화법은 홍준표 전 대표의 화법과 비교되기도 한다. 홍 전 대표가 거침없는 직설 화법을 구사, ‘사이다’ 화법이라 불렸던 것과 달리 황 대표는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하면서 ‘고구마 화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황 대표 측은 “오랜 공직생활의 영향으로 신중한 것”이라며 “오히려 전임 당 대표들보다 구설에 오르는 일이 적지 않으냐”고 옹호하고 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의중을 잘 모르겠고 메시지가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90도 폴더 인사’와 당직자도 인정한 매너 = 황 대표의 ‘90도 폴더 인사(폴더 휴대전화처럼 90도 이상 허리를 숙이는 인사)’도 화제다. 지난 2·27 한국당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폴더 인사로 주목받았던 황 대표는 최근 지역 현장을 방문할 때도 유권자들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황 대표는 실제 지난 11일 경남 창원시 두산중공업 본사를 방문했을 당시 직원들을 향해 90도로 출근길 인사를 해 이목을 끈 바 있다. 황 대표의 평소 매너에 대해선 당직자들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황 대표는 사무처 직원들 모두에게 깍듯하게 존댓말을 사용한다. 업무 보고를 받을 때도 목례를 하거나 눈인사로 친근감을 표시하는 등 스킨십 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식사 정치로 스킨십 강화 = 황 대표는 ‘첫 전투’격인 4·3 보궐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소속 의원들과 잇따라 오·만찬 자리를 갖는 등 ‘식사 정치’를 본격가동하며 당내 장악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일정을 마친 직후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한 데 이어 저녁에는 경기·강원 지역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할 예정이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6일에도 서울·인천 지역 의원들과 저녁을 먹으며 각종 당내 의견을 청취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4월 보궐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우리 당이 똘똘 뭉치는 것이 중요한 만큼 황 대표가 당내 스킨십을 강화하며 단일대오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며 “황 대표가 평소 워낙 다른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잘 경청하는 편이라 식사 자리 분위기도 상당히 부드러운 편”이라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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