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등 지시자 위주 수사
靑 인사 등 사법처리 불가피
업무방해죄 적용도 법리검토”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직권남용죄 적용 법리검토에 착수했다. 특히 해당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청와대 수사를 목전에 두고 있어 직권남용죄 적용 시 청와대 관계자들에 대한 사법처리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은 물론 청와대를 이 사건의 ‘윗선’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13일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는 크게 직권남용으로 의율(擬律)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사를 최대한 빨리 끝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는 환경부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련해 청와대 등에 대한 사법처리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직권남용죄의 특성상 기소는 주로 김 전 장관을 포함, 청와대 관계자 등 ‘지시자’ 위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직권남용은 공무원이 직무상 권한을 남용해 하급자에게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할 경우 성립된다.

검찰은 환경부 인사 담당자들이 자체적으로 블랙리스트를 만들었을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실제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청와대는 수사 대상”이라 밝혀온 바 있다. 더불어 검찰은 ‘찍어내기’용 블랙리스트 외에 ‘낙하산 인사 심기’를 목적으로 한 부적절한 채용절차가 드러날 경우 업무방해죄 등의 법리적용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지시자에 해당하는 김 전 장관은 조만간 비공개로 한 번 더 소환 조사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검찰은 장관의 재가 없이 청와대에 블랙리스트가 보고될 수 없는 구조로 보고 있다. 설 전에 한 번 조사를 받았던 김 전 장관에 대한 재소환 조사가 검찰의 칼날이 청와대로 향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청와대 관계자 소환 조사 등은 김 전 장관의 진술을 충분히 확보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환경부 관계자와 전·현직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을 집중 소환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해왔다. 검찰은 장준영 환경공단 이사장을 12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으며 11일에는 조모 환경공단 상임이사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모 환경공단 상임감사도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모두 친여권 인사로 알려져 있다.

한편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공무상비밀누설 혐의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검찰은 박 비서관이 사법연수원 동기인 A 변호사(전 차장 검사)에 대한 비위 첩보를 본인에게 누설한 뒤 묵살했다는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A 변호사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조만간 박 비서관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수민·임정환 기자 human8@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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