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계약 체결중 파업에 지지
“음악은 문화이고 희생 뒤따라”
美언론 “기록에 남을 만한 장면”


세계 최고 지휘자로 손꼽히는 리카르도 무티(77) 시카고 심포니오케스트라(CSO) 음악감독이 새로운 근로계약 체결과정에서 파업에 들어간 단원들의 거리시위에 합류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12일 시카고트리뷴 등에 따르면 무티 감독은 이날 미국 시카고 미시간 애비뉴의 시카고 심포니센터 앞에서 피켓시위 중이던 CSO 단원들을 찾아 악수와 포옹으로 격려하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시카고트리뷴은 “무티가 시위 현장에 나타나자 단원들이 환호하면서 박수갈채를 보냈다”며 “무티의 열정을 엿볼 수 있는, 기록에 남을 만한 장면”이었다고 보도했다.

CSO 단원 106명은 11개월간 이어진 노사협상이 결렬되자 지난 10일 파업을 선언하고 다음 날부터 거리시위를 시작했다. 이들은 CSO 이사회 측이 제시한 연금 혜택 및 급여 조정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위 현장에 선 무티 감독은 “사실 이 시간 우리는 리허설을 하고 있어야 했다”면서도 “단원들과 함께하려고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파업에 대해 “각자의 삶, 연금, 일에 있어 더 나은 조건을 갖기 위한 노력일 뿐 이사회에 대한 반대는 결코 아니다”라며 “가족 간에도 입장 차이는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음악은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 문화이고, 희생이 뒤따른다”며 “CSO 단원들이 시카고에서 하는 연주를 전 세계 음악인들이 듣는다. 또 이들은 세계를 다니며 미국을 대표하고 문화를 널리 알리는 대사 역할까지 한다. 단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세계 최고 지휘자 중 한 명인 무티 감독은 2010년 9월 CSO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부임했으며 2차례 계약이 연장돼 2022년까지 CSO를 이끈다. 그는 앞서 단원들이 파업 결정을 내린 직후에도 이사회에 “CSO 단원들의 일은 단순한 직업 이상”이라며 “평화로움 속에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해 주기 바란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무티 감독은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시카고 심포니센터에서 열리는 정기공연을 앞두고 이날 단원들과 리허설할 예정이었으나 파업으로 16일까지 공연과 연습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 CSO 단원들이 파업에 나선 것은 2012년 이후 7년 만이며 단원들은 3년 기한의 새 계약이 타결될 때까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시위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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