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반변성 안구 주사 맞기 시작했다.
앞으론 확대경 없이 신문 읽을 생각 말게!
안됐다는 듯 서달산이 아지랑이 피워 올리고
노랗고 하얗고 빨간 꽃들을 꾸역꾸역 뱉어낸다.
아지랑이 자욱이 오르는 오솔길이
한때 마음 되게 빼앗겼던 발라드 같다.
가만, 생각해보면
지난 삶의 반절은 괜히 바쁘게 살았다.
지나치다 우연히 들어보니 가뿐한 호박.
나머지 반도
볼 것 못 볼 것 가리지 않고 제대로 눈 뜨고 살았는가?
봄이 몸살 톡톡히 앓는 곳,
오솔길 구비를 무심히 돌자
아지랑이 속에서 노랑 하양 범 무늬 나비들이
일제히 날아올라 춤을 춘다.
시각(視覺)에 떨음을 주는 세필(細筆)의 춤사위들,
눈높이가 아직 이토록 눈부실 줄이야!
발라드는 끄트머리에서
삶을 가볍게 날려 보내는 황홀을 노래했지.
황홀 뒤엔 지나온 길만 무겁게 남았던가.
황홀 속에 나비들이 일제히 춤추며 날았다면
혹시 눈부신 오솔길로 이어지진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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