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해 봉사한다기보다 연극을 통해 같이 신나게 즐기며 기쁨을 나눠서 좋습니다.”

올해 3년째 옹달샘 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김두술(65·사진) 단장은 “경로당에서 생일을 맞이한 노인들을 위해 연극 공연을 하고 있으면 마치 내 생일잔치를 벌이듯이 함께 즐겁게 어울릴 수 있고 삶의 활력소를 얻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도 언젠가 경로당에 가입하면 회원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연극 봉사를 시작했는데 당장 노인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또 “연극만 공연할 경우 어르신들이 지루해하기 때문에 요양원 봉사를 나갈 때는 사물놀이·마술·오카리나 연주·합창 등 다른 팀과 합동으로 공연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그는 행사 때 보여주기 위해 틈나는 대로 스포츠 댄스를 배우고 구입한 노래방기기로 노래를 연습하고 있다.

그는 “연극만큼 사람들에게 감동적인 예술도 없다”며 최근 고양 화정동 중앙공원 무대에서 공연 연습을 할 때 많은 인파가 몰렸던 일화를 예로 들었다.

그는 직접 연극 대본을 준비하고 연극을 지도, 연출하는 일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최근 단원들이 점점 줄어든다며 걱정했다. 그는 “옹달샘 봉사단이 초기에는 단원 30여 명으로 출범해 왕성한 활동을 보였지만 단원들이 무대에서 대본을 외우고 몸동작을 익히느라 힘들어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현재는 15명으로 줄어들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단원들의 말투와 행동 등을 등장인물 특성에 맞게 적응시키는 일이 워낙 힘들고 한 사람이라도 주요 장면에서 실수하면 연극 전체가 엉망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서로 사랑으로 격려하며 연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오는 4월부터 ‘고양실버인력뱅크’가 마련한 연극 강좌(리플 아카데미)에서 전문 강사를 초빙해 연극을 지도할 예정인데 단원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에서 공연을 정기적으로 연습할 수 있는 전용공간과 마이크·앰프 등 무대 음향장치를 지원해줬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그는 매달 책 10권을 읽을 정도로 독서광이기도 하다. 논리적인 사고를 키울 수 있고 대본을 쓰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서울지하철 공사(현 서울교통공사)를 다니다 명예퇴직한 후 현재 건축일을 하고 있는 그는 지난 2014년부터 어린이 동화구연 봉사를 하면서 연극 동아리를 만들어 배우로 활동하는 등 봉사단 창단을 준비해왔다. 그는 칠순이 넘어도 계속 연극 봉사활동을 하고 대사를 영어로 말하는 연극에도 도전해 볼 생각이다.

김 단장은 “평소에 호수공원에서 여러 팀이 합동으로 공연하고, 오는 9월 가평에서 열리는 아마추어 연극인들의 축제 ‘경기 연극 올림피아드’에도 꼭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양 = 오명근 기자 om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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