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요양병원 부당수급 8000억

고령화로 노인진료비 크게 늘어
전체 건보지출액의 40% 넘어


저출산·고령화시대를 맞아 건강보험 지출은 이미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다. 급속도로 늘어나는 노인 진료비 급증이 가장 큰 요인이다. 여기에 보장성을 강화하는 이른바 ‘문재인 케어’가 추가되면서 역시 급여지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동 발간한 ‘2017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노인은 전체 건강보험 적용 인구(5094만 명)의 13.4%인 681만 명이다. 이들이 지출한 진료비는 28조3247억 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40.9%를 차지했다.

국민건강보험의 노인 진료비 비중이 40%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노인 1인당 연평균 진료비도 426만 원으로 최초로 400만 원을 넘어섰는데, 전체 건강보험 인구의 1인당 진료비(139만 원)의 3배에 달한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 지출 중장기 추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60년 노인 진료비가 현재보다 20배 가까이 증가한다는 예측을 내놨다.

우리나라는 2017년을 기점으로 전체 인구 대비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14.2%를 기록하며 고령사회로 전환됐다. 노인의 절대 인구가 늘고, 80세 이상 초고령 노인이 증가하면서 전체 진료 비용과 건당 비용이 나란히 늘어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는 형편이다.

요양병원에서 벌어지는 불필요한 장기입원과 허위진료 증가 또한 건강보험 재정 악화의 주범이다. 실손의료보험을 보유한 환자에게 건강보험이 지원하지 않는 고가의 비급여 진료를 제공하고 입원비를 과다 청구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988개였던 국내 요양병원은 2016년 1428개로 5년간 1.4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병원은 1375개에서 1514개로 1.1배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일반 병원과 요양병원이 수치상 비슷한 수준이 됐다. 국내 65세 이상 인구 1000명 대비 요양병원 병상 수는 33.5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7.6배 많다. 이러한 선심성 정책이 비효율적으로 낭비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경증 질환 대부분이 건강보험 적용이 되면서, 많은 환자가 의료기관을 여기저기 다니며 약을 처방받는 ‘의료쇼핑’도 빈번하다.

건보 보장성이 확대됨에 따라 당장 병원비는 줄일 수 있지만, 병원에 가지 않는 가입자가 지급해야 할 비용도 많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미 보험료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올해 보험료율은 지난해보다 3.49% 올랐다. 2011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큰 인상 폭이다. 직장가입자 기준 올해 보험료율은 6.46%다. 월평균 건보료는 11만 원에 달한다. 보험료는 내년 이후에도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매년 보험료율을 3.2% 안팎으로 높이기로 예고했다. 건강보험 누적적립금이 고갈된다면 미래세대가 내야 할 보험료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 또 이들이 내야 하는 건강보험료가 대부분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는 노인 진료비로 쓰일 수밖에 없어 세대 간 불평등이 심화될 수도 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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