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는 지구가 물 위에 떠 있다고 믿은 나머지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고 주장했다. 자연에서 그 원리를 찾은 그의 주장은 단연 이목을 끌었다. 이전까지는 신화로써 모든 자연 현상을 설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제자 아낙시메네스의 반박을 받았다. 우주 만물의 근원은 물이 아니라 공기라는 이론을 내세운 것이다. 또, 헤라클레이토스는 불이 원질이라는 주장을 폈고, 크세노파네스는 물과 흙 2가지 원소가 세상을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훗날 이를 종합한 사람이 시칠리아 출신 엠페도클레스다. 그는 물·공기·불·흙을 4원소로 꼽았다. 현대의 과학 이론으로는 맞지 않지만, 이처럼 물은 2000년 넘게 만물의 기본 물질로 인식돼 왔다.
동양의 오행설 역시 쇠(金)·나무(木)·불(火)·흙(土)과 더불어 물(水)을 우주 만물을 구성하는 5원소의 하나로 보았다. 동서양이 대양을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져 있어도 물을 보는 관점은 비슷하다. 그리고 물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인체만 해도 그렇다. 어른은 체중의 60여%가 물이고, 갓난아기의 경우 80%가 넘는다. 인체의 절반 이상이 물이니, 물 없는 인생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또, 물은 지구를 구성하는 가장 흔한 물질이다. 지표면의 70% 이상을 비와 눈과 얼음 등 물이 덮고 있다.
3월 22일은 유엔이 물 부족과 오염을 방지하고 물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우리나라는 2005년 기준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된다. 1인당 재생성 가능한 수량이 1488㎥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2025년이면 ‘물 기근’ 국가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는 점이다. 산이 많고 비가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특성상 저수지를 만들고 댐과 보(洑)를 막아 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연례적으로 되풀이되다시피 하는 홍수와 가뭄으로 인한 재해를 줄이고 환경 생태계를 살리는 길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보를 둘러싼 ‘물싸움’에다 흙과 공기, 그리고 불이라는 ‘4원소 대란’에 빠져 있다. 홍수와 가뭄을 조절할 4대강 보 철거, 전국적인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북한의 핵 문제가 그것이다. 이 대란은, 뜨거운 이념이 아니라 차가운 이성으로 풀어야 한다. 정치적으로 판단하기보다 과학적 논리로 풀어야 지속 가능한 해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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