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외국인 등록증 이용해
타인 명의로 개통한 30대 실형
통신사 대리점 신원 확인 소홀
범죄행위 등에 악용될 가능성
명의자의 신분증과 위임장만 있으면 외국인 명의 휴대전화를 손쉽게 개통할 수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사회적 문제가 되는 ‘대포폰’을 쉽게 만드는 통로가 될 수 있어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0단독 김병만 판사는 훔친 외국인 등록증을 이용해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몰래 개통한 혐의(사문서위조 등)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34) 씨에게 징역 4월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씨는 지하철 유실물센터에서 A 씨의 외국인 등록증을 훔친 뒤 위임장 등을 위조해 A 씨의 명의로 휴대전화 등을 개통한 혐의를 받는다. 이 씨는 지난해 5월 14일 세종시의 한 통신사 대리점에서 가입 신청서에 A 씨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적고, 가입자 주소·예금주명·계좌번호·유심 정보 작성란에 ‘기존’이라고 작성해 제출했다. 이 씨는 지난해 6월 25일까지 총 3차례에 걸쳐 같은 수법으로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 등을 위조했다.
실제 통신사 대리점에 외국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대신 개통하는 데 필요한 서류를 문의하면 “휴대전화 명의자 신분증과 위임장 등을 들고 오면 된다”고 답변하는 곳이 적지 않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대리점에서는 “원래는 직접 오거나 인감 증명서가 필요한데, 외국인의 경우 인감증명서가 없으니 명의자 신분증과 위임장, 그리고 대신 매장을 방문하는 분의 신분증을 가지고 오면 개통해 주겠다”며 “대리점마다 필요한 서류가 달라 꼭 우리 대리점으로 오셔야 한다”고 영업했다. 이어 그는 “위임장은 특별한 양식이 있지 않으니 인터넷에 있는 형식에 따라 만들어서 가지고 오면 된다”고도 설명했다. 인근의 또 다른 대리점에서는 “원래는 서류가 복잡한데, 고객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간소하게 처리하는 것”이라며 “올 때 전화를 미리 한 번 더 달라”고 강조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같은 명의로 휴대전화가 하나 더 개통될 때 기존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지만, 한국어를 잘 모르는 외국인의 경우 미처 확인하지 못했을 수 있다”며 “최대 개통 가능한 휴대전화 수를 제한하고, 대리점에서 직접 전화를 해 본인이 동의한 것이 맞는지 등 사기를 방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외국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대신 개통하는 절차가 간단하면 당사자가 피해를 볼 뿐만 아니라 대포폰 등이 쉽게 만들어져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며 “인감 증명서가 없는 외국인은 직접 방문하게 하는 등 휴대전화 개통 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타인 명의로 개통한 30대 실형
통신사 대리점 신원 확인 소홀
범죄행위 등에 악용될 가능성
명의자의 신분증과 위임장만 있으면 외국인 명의 휴대전화를 손쉽게 개통할 수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사회적 문제가 되는 ‘대포폰’을 쉽게 만드는 통로가 될 수 있어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0단독 김병만 판사는 훔친 외국인 등록증을 이용해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몰래 개통한 혐의(사문서위조 등)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34) 씨에게 징역 4월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씨는 지하철 유실물센터에서 A 씨의 외국인 등록증을 훔친 뒤 위임장 등을 위조해 A 씨의 명의로 휴대전화 등을 개통한 혐의를 받는다. 이 씨는 지난해 5월 14일 세종시의 한 통신사 대리점에서 가입 신청서에 A 씨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적고, 가입자 주소·예금주명·계좌번호·유심 정보 작성란에 ‘기존’이라고 작성해 제출했다. 이 씨는 지난해 6월 25일까지 총 3차례에 걸쳐 같은 수법으로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 등을 위조했다.
실제 통신사 대리점에 외국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대신 개통하는 데 필요한 서류를 문의하면 “휴대전화 명의자 신분증과 위임장 등을 들고 오면 된다”고 답변하는 곳이 적지 않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대리점에서는 “원래는 직접 오거나 인감 증명서가 필요한데, 외국인의 경우 인감증명서가 없으니 명의자 신분증과 위임장, 그리고 대신 매장을 방문하는 분의 신분증을 가지고 오면 개통해 주겠다”며 “대리점마다 필요한 서류가 달라 꼭 우리 대리점으로 오셔야 한다”고 영업했다. 이어 그는 “위임장은 특별한 양식이 있지 않으니 인터넷에 있는 형식에 따라 만들어서 가지고 오면 된다”고도 설명했다. 인근의 또 다른 대리점에서는 “원래는 서류가 복잡한데, 고객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간소하게 처리하는 것”이라며 “올 때 전화를 미리 한 번 더 달라”고 강조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같은 명의로 휴대전화가 하나 더 개통될 때 기존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지만, 한국어를 잘 모르는 외국인의 경우 미처 확인하지 못했을 수 있다”며 “최대 개통 가능한 휴대전화 수를 제한하고, 대리점에서 직접 전화를 해 본인이 동의한 것이 맞는지 등 사기를 방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외국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대신 개통하는 절차가 간단하면 당사자가 피해를 볼 뿐만 아니라 대포폰 등이 쉽게 만들어져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며 “인감 증명서가 없는 외국인은 직접 방문하게 하는 등 휴대전화 개통 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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