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정부서 논의 뒤 MB때 착수
朴정부 지진 발생 문제점 발견
文정부는 알고도 물 붓기 강행
어느 정부도 책임 벗기 어려워

학계 “지진때 原電 이상 없었다”


최근 포항 지진(2017년 11월)이 인근 지열발전에서 비롯됐다는 조사 보고서가 나오자 정부·여당이 이를 과거 정부의 책임으로 돌리는 공세에 열을 올리면서, ‘이중적 행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고 당시 환경단체의 논리와 똑같이 “포항지진은 자연지진”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지열발전과 무관하다고 밝혔던 정부·여당이 과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한 결과가 나오자 책임 전가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강조하는 현 정부 출범 이후에도 포항 지열발전에 물 붓기가 이뤄졌다는 점 등을 미뤄볼 때, 이번 정부도 지진 관련 관리 소홀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22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포항 지열발전 연구·개발(R&D) 사업에 대한 진상 조사에 들어간다.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에 의한 ‘인재(人災)’인 게 확실한 만큼 지난 2010년 말 착수한 이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다. 또 더불어민주당은 정책조정회의와 국회 대정부 질문 등에서 “지열발전 사업은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해 박근혜 정부에서 시행됐다”며 엄정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민주당은 과학적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환경단체의 논리에 따라 “포항지진은 자연지진”이며 “재생에너지인 지열발전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일부 환경단체는 논평을 통해 “월성 원전 등이 위험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만능주의’를 앞세워 경주·포항 일대의 원자력발전소들이 위험하다는 ‘공포마케팅’을 한 것이다.

정부도 이에 동조하고 나서기도 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도 2017년 11월 22일 라디오에서 ‘포항의 지열발전소가 지진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민국 전국에 진동이 전달될 만큼 그런 큰 지진을 유발했다고 보기엔 상식적이지 않다”고 일축한 바 있다.

엄밀히 따져보면 이 사업은 노무현 정부 시절 논의가 시작됐고, 이명박 정부 시절에 착수됐으며, 박근혜 정부에서 물 붓기와 지진 발생의 문제점이 발견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문제점이 보고됐으나 2017년 8∼9월에 대량의 물 붓기가 이뤄졌고, 11월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다. 어느 정부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에너지는 과학과 산업의 문제로 이를 정치 프레임에 넣어선 안 된다”며 “경주·포항지진이 발생했어도 일대 원전은 이상 없었고 오히려 한국 원전의 안전성을 입증했음에도 정부·여당은 주민을 안심시키기는커녕 자연지진이란 점을 강조해 공포심을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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