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역 안정 위해 중요”
노골적 親이스라엘 행보 계속
네타냐후 재선도전 힘 실어줘

팔레스타인 등 중동 강한 반발
PLO “유혈사태 일어날 수도”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2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로부터 점령 중인 골란 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혀 중동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는 조치지만 중동 국가들은 ‘노골적 친이스라엘’ 행보로 보고 반발하고 있어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이 점령한 지) 52년이 지난 상황에서 미국이 골란 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완전히 인정할 때가 됐다”며 “이스라엘과 지역 안정에 전략적 안보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6일 전쟁’으로 불리는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당시 시리아의 골란 고원을 점령한 이후 정착촌을 건설했으나 유엔은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242·497호)을 통해 이를 ‘불법 점거’로 규정하며 지속적으로 이스라엘 군대의 철수를 요구해 왔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께 감사드린다!”며 “이란이 시리아를 통해 이스라엘 파괴를 노리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골란 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했다”고 화답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네타냐후 총리가 수년 전부터 미국 조야를 상대로 골란 고원에 대한 주권의 인정을 위해 움직였으며,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도 해당 문제를 강하게 언급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 타임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집권당인 리쿠드당은 수도 예루살렘과 경제대도시 텔아비브의 주요 대학과 거리에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나란히 서 있는 대형사진을 현수막으로 걸어놓는 등 4월 9일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미국 정부의 ‘친 이스라엘’ 정책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부터 불거진 각종 정치자금 스캔들 속에서 고전을 겪고 있지만 최근 불어온 ‘미국발 지원’에 점차 지지층이 결집되는 분위기다.

중동 국가 사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스라엘 지원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중동지역 최대 언론사인 알자지라 방송은 “미국은 네타냐후 총리를 지원하며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강경 노선을 계속하길 원하고 있다”며 “이전 국무장관들은 예루살렘을 방문하면 팔레스타인 지도자들과 만났지만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그런 전통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사에브 에레카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내일은 무엇이 찾아올까? 우리 지역의 불안정과 유혈사태는 확실하다”고 언급했다. 미국 인터넷매체 복스(VOX)는 “트럼프가 안보리 결의안에 반하는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동 평화가 계속 유지될지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번 결정은 미국의 오랜 중동 정책 기조와 어긋나는 것으로 중동국가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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