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일시적인 현상일뿐
온난화 과소평가 근거 안돼”
지구온난화의 상징으로 매년 빠르게 줄어들던 그린란드 주요 빙하의 크기가 커지고 있다고 미국의 나사(미 항공우주국)가 발표해 기후변화 영향의 유무에 대한 논쟁이 다시 촉발되고 있다.
25일 AP통신에 따르면 나사는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공개된 논문을 통해 그린란드의 대표 빙하인 야콥스하븐(Jakobshavn·오른쪽 사진)의 크기가 지난 2016년 이후 매년 커졌다고 밝혔다. 길이 65㎞에 2000m 두께의 야콥스하븐 빙하는 2000년대를 전후한 시점부터 20년 동안 크기가 줄어들었다. 2012년 이후에는 매년 40m 정도씩 두께가 얇아졌지만 지난 2년 동안은 크기가 커졌다는 것이다. 나사의 빙하 관련 연구자인 알라 카젠다르는 “빙하 주변 수온이 몇 년 전에 비해 3.6도 떨어졌다”며 “북대서양 해수의 자연적인 순환 냉각이 빙하의 크기를 다시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나사에 따르면 지난 1880년 이후 지구 기온은 상승 패턴을 이어가고 있는데 역대 가장 더운 해는 2015년과 2016년, 2017년이었지만 해당기간 야콥스하븐이 위치한 지역의 해수 온도는 하강했다. 나사는 커진 면적과 두께의 정확한 수치를 조만간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계에서는 그동안 야콥스하븐 빙하가 녹은 양은 20세기 해수면 상승의 4%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사의 이 같은 연구결과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영향이 없거나 미미하다는 주장을 폈던 일부 입장에서 보면 크게 환영할 만한 자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지구온난화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려는 움직임을 경계했다. 2011년부터 해당 지역을 연구한 이언 조진 워싱턴대 기상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지구온난화의 모순’으로 받아들인다면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단 연구에 참여한 학자들은 야콥스하븐 빙하의 크기 확대를 ‘일시적 현상’으로 보면서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조시 윌리스 박사는 “빙하 크기가 다시 커지는 것은 일시적으로 좋은 현상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나쁜 소식”이라며 “온실에 갇힌 열의 90%가 바다로 들어간다는 것을 생각하면 수십 년 동안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로 인해 바다 또한 온난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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