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당시 북에 반출된 것으로 알려졌다가 최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중에서 뒤늦게 발견된 조선왕조실록 적상산 사고본. ‘광해군 일기’로 전북 무주 적상산사고에 보관됐다가 일제감정기 이왕가도서에 편입된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제공
6·25 전쟁 당시 북에 반출된 것으로 알려졌다가 최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중에서 뒤늦게 발견된 조선왕조실록 적상산 사고본. ‘광해군 일기’로 전북 무주 적상산사고에 보관됐다가 일제감정기 이왕가도서에 편입된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제공
- 실록 총 96책 국보지정 예고

중앙박물관·한국학연구원 보관
문화재청 2년여 재조사끝 성과

오대산·봉모당본 등도 추가로
“4대사고본 모두 국내 전해져”


6·25전쟁 때 북한군이 북으로 반출했다고 전해질 뿐 국내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던 적상산사고본 실록(4책)이 국립중앙박물관(1책)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3책)에 나눠서 보관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1책은 ‘광해군일기’로, 그 첫 면에 ‘이왕가도서지장(李王家圖書之章)’, ‘무주적상산사고소장 조선총독부기증본(茂朱赤裳山史庫所藏 朝鮮總督府寄贈本)’ 등의 인장이 찍혀 있는 것으로 보아 전북 무주 적상산사고에 보관됐다가 일제감정기에는 이왕가도서로 편입된 실록임을 알 수 있었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전라북도 무주 적상산사고에 보관되어 있던 조선왕조실록 적상산사고본 4책과 오대산사고본 1책, 정족산사고본의 누락본 7책, 봉모당본 6책, 낙질 및 산엽본 78책 등 조선왕조실록 96책을 추가로 확인해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

문화재청은 지난 2016년 국보 제151-1호인 ‘조선왕조실록 정족산사고본’의 일부가 1973년 국보로 지정될 당시 빠졌다는 사실을 인지했고, 이후 2년간의 작업 끝에 정족산 사고본 외에도 여러 권의 사고본을 새롭게 확인했다.

2017년 소장처인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과 함께 1년에 걸쳐 기초현황을 재검토했고, 2018년에는 국내에 있는 조선왕조실록의 소재지 파악과 일괄 조사를 했다. 이렇게 해서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85책)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9책), 국립중앙박물관(1책), 국립고궁박물관(1책)에 소장돼 있는 조선왕조실록을 찾을 수 있었다. 1973년 국보 지정 때 누락됐던 것도 있고, 국보 지정 이후에 환수됐거나 별도로 구입한 것도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적상산사고본 실록의 발견으로 조선 4대 사고(史庫)인 정족산·오대산·적상산·태백산사고에 소장됐던 실록이 완질 또는 일부 형태로라도 국내에 다 전해졌다는 사실이 확인됐으며, 북한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나머지 적상산사고본 실록의 형태 추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 시대의 정치·사회·외교·경제·군사·법률·문화 등 각 방면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기록으로, 국왕도 마음대로 열람하지 못했을 정도로 진실성과 신빙성이 매우 높은 사료다. 이러한 이유로 1973년 국보 제151호로 지정된 바 있고, 이후 국제적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아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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