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제출 환경부 자료서 확인

보 철거 적극적으로 주장한
홍종호·윤순진 교수 등을
4대강 조사·평가위원 맡겨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문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재임 당시 4대강 사업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특정 인사들에게 환경부 위원회와 산하기관 자리를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전 장관이 특정 인사들에게 4대강 보 처리 방안을 맡겼고, 그중 한 인사는 한국환경공단 비상임이사로 선임돼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논란이 된 상임감사 선발에도 참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임이자(자유한국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민간전문가 참여 현황 자료에 따르면, 홍종호·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교수, 박재현 인제대 토목도시공학부 교수가 환경부에서 다수의 위촉·선임직을 맡고 있다. 이들 모두 현재 4대강 보의 운명을 결정할 4대강 조사·평가에 참여하고 있다. 현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임명장을 줬는데 실제로 ‘낙점·내정’한 당사자는 김 전 장관이다. 홍 교수는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 공동위원장과 조사·평가단전문위 사회경제분과 위원장, 박 교수는 조사·평가단전문위 수리수문분과 위원장, 국가수자원관리위원회, 댐·보 연계운영중앙협의회, 통합물관리비전포럼 위원을 맡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환경부 장관으로 거론되기도 했던 윤 교수는 조사·평가단전문위 위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4대강 처리에 관한 방향에 대해 편향적이란 논란에 휘말려 있다. 국회 대정부질문에선 4대강 조사·평가를 맡은 민간전문가 43명 중 22명이 ‘4대강 사업 반대론자’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는데, 홍 교수 등은 민간전문가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4대강 보 철거를 주장해왔다. 홍 교수는 지난 2012년 안철수 후보 대선캠프에서 4대강 실태조사를 통해 보 철거를 검토하겠다는 공약을 관철했다. 홍 교수와 윤 교수는 주요 환경정책을 심의하는 중앙환경정책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홍 교수는 환경공단 비상임이사도 맡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공단 상임감사 후보를 심사하는 임원추천위원장이었다. 홍 교수는 지난달 검찰 참고인 조사 후 “상임감사 면접 후보자들이 전원 탈락한 뒤 재공모를 진행했던 부분은 상당히 의아했다”고 밝혔다.

자리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들은 “현 정부 성향에 맞는 인사에게 일을 맡길 수도 있겠지만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객관성과 공정성 담보는 필수가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정부 일을 맡은 교수 중 누구든지 어느 날 갑자기 장관으로 올 수 있어 공무원들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특정 인사에게 정부 일을 몰아주는 것은 특혜”라며 “정부의 이념과 궤를 같이하는 이들이 자리를 독식한다면 환경정책은 위험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환경부 산하 한국수자원공사에도 친(親)정부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지난해 비상임이사로 선임된 임해종 더불어민주당 충북 지역위원장과 김정수 노무현재단 광주공동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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