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들 반응
“정치·사회적 프레임서 시작”
反헌법적 조치 논란 이어질듯
“처음부터 주주는 없었고 정치만 있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국민연금의 반대 주도로 이번 대한항공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한 것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반응을 내놓고 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28일 문화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애초부터 경영상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논란에서 불거진 사안이어서 처음부터 정치·사회적 프레임에서 시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구도”라며 이처럼 지적했다. 양 교수는 특히 “국민연금은 태생적으로 정치적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지배구조를 지니고 있다”면서 “국민연금의 한국 증시에 대한 막강한 영향력을 고려할 때 제반 기업이 정치권의 입김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처지로 앞으로 ‘한국 경제 위기’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가 기업 경영에 개입한 ‘반(反) 헌법적 조치’라는 논란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양 교수의 판단이다. 그는 “대표성도 없고 법적 근거도 미약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방패막이로 세운 것은 한 마디로 ‘어불성설’”이라면서 “다른 나라처럼 연금 운용사 선택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의 (이사회 격인) 기금운영위원회 위원 20명 중 6명은 공무원이고 나머지는 위원장(보건복지부 장관)이 임명한다”면서 “지배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연금사회주의’ 우려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해외 주요 연기금의 이사회는 대부분 정부 인사가 전혀 없다. 대신 경제·금융 전문가와 기금을 조성하는 사용자·노동자 대표로 구성된다. 전 교수는 “우리 헌법은 제126조에서 ‘국방상 또는 국민경제상 긴박한 필요로 인하여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기업을 국유 또는 공유로 이전하거나 그 경영을 통제 또는 관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국민연금의 경영참여형 주주권 행사는 동 규정에 정면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혁신팀장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규모는 2018년 기준으로 109조 원에 이른다”면서 “시가총액의 7%에 해당하는 규모로,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정치·사회적 프레임서 시작”
反헌법적 조치 논란 이어질듯
“처음부터 주주는 없었고 정치만 있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국민연금의 반대 주도로 이번 대한항공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한 것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반응을 내놓고 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28일 문화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애초부터 경영상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논란에서 불거진 사안이어서 처음부터 정치·사회적 프레임에서 시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구도”라며 이처럼 지적했다. 양 교수는 특히 “국민연금은 태생적으로 정치적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지배구조를 지니고 있다”면서 “국민연금의 한국 증시에 대한 막강한 영향력을 고려할 때 제반 기업이 정치권의 입김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처지로 앞으로 ‘한국 경제 위기’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가 기업 경영에 개입한 ‘반(反) 헌법적 조치’라는 논란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양 교수의 판단이다. 그는 “대표성도 없고 법적 근거도 미약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방패막이로 세운 것은 한 마디로 ‘어불성설’”이라면서 “다른 나라처럼 연금 운용사 선택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의 (이사회 격인) 기금운영위원회 위원 20명 중 6명은 공무원이고 나머지는 위원장(보건복지부 장관)이 임명한다”면서 “지배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연금사회주의’ 우려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해외 주요 연기금의 이사회는 대부분 정부 인사가 전혀 없다. 대신 경제·금융 전문가와 기금을 조성하는 사용자·노동자 대표로 구성된다. 전 교수는 “우리 헌법은 제126조에서 ‘국방상 또는 국민경제상 긴박한 필요로 인하여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기업을 국유 또는 공유로 이전하거나 그 경영을 통제 또는 관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국민연금의 경영참여형 주주권 행사는 동 규정에 정면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혁신팀장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규모는 2018년 기준으로 109조 원에 이른다”면서 “시가총액의 7%에 해당하는 규모로,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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