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CCTV 녹화장치 편집·조작한 정황 발견”

‘세월호특조위’중간발표

“해군이 수거 주장한 DVR
檢서 확보한 DVR와 달라”

세월호 참사 당시 해군이 수거했다고 주장한 CCTV 영상 관련 증거자료가 조작된 것으로 의심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28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군이 2014년 6월 22일 세월호 내 안내데스크에서 수거했다고 주장한 DVR(Digital Video Recorder·CCTV 영상 녹화장치)와 검찰이 확보한 세월호 DVR가 서로 다른 것으로 의심되는 단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세월호 참사 당시의 디지털 증거자료가 조작돼 제출된 것으로 밝혀질 경우 조작 주체와 이유 등을 놓고 파문이 일 전망이다.

특조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련자 진술과 수중 영상 등을 분석한 결과 해군 관계자의 주장을 사실로 보기 어려운 정황과 자료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군 측이 실제 DVR를 수거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해군은 2014년 6월 22일 오후 11시 40분쯤 안내데스크에서 DVR를 확인하고 케이블 커넥터의 나사를 푸는 방식으로 본체를 케이블과 분리해 수거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특조위는 “세월호 선체 인양 후 해당 구역 및 펄 제거 영상을 확인한 결과 케이블만 발견됐고 커넥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또 당시 수중 영상을 확인한 결과 분리 및 수거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DVR가 영상에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조위는 해군이 수거했다는 DVR가 검찰이 확보한 DVR와 외관상으로도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2014년 6월 22일 해군의 수거 작업이 끝나고 30여 분 뒤인 23일 0시 15분쯤 해경이 수중수색용 바지선 내 컨테이너 부근에서 마대에 담겨 있던 DVR를 확보해 검찰에 인계했는데, 수중 영상을 확인한 결과 서로 다른 물건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특조위에 따르면 해군이 수거했다는 DVR는 수중 영상에서 오른쪽 손잡이 안쪽 부분의 고무패킹이 떨어져 있지만, 검찰이 확보한 DVR는 고무패킹이 그대로 붙어 있었다. 또 해군이 수거했다는 DVR에는 전면부 열쇠 구멍이 수직으로 잠금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지만 검찰이 확보한 DVR는 수평으로 잠금 해제 상태인 데다 내부 잠금 걸쇠가 부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조위 관계자는 “해군과 해경이 DVR 수거과정에서 진실을 은폐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특별법에 의한 수사 요청과 고발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재연·최지영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