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문학자 문광훈 충북대 교수의 ‘미학수업’(흐름)의 한 대목입니다. 책은 베토벤의 교향곡, 카라바조의 그림, 미켈란젤로의 조각, 카프카의 소설, 김수영의 시, 노찾사의 노래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넘나들며 왜 예술 작품과 예술적 체험이 우리에게 어떻게 감동을 안기고, 다시 우리 삶을 사색하게 하는지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문 교수는 예술적 체험은 우리를 더 나은 삶, 더 고귀하고 좋은 삶으로 데려간다고 합니다. 일단 예술적 체험은 일상에 함몰된 우리의 감각을 일깨우며 우리를 다른 곳으로 데리고 간다고 합니다. 특별히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죠. 아름다운 음악을 듣거나 좋은 영화를 보면 매일매일 바쁘고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무뎌진 어떤 감각이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문 교수는 예술 작품을 보고, 읽고, 들으며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 예술 자체가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예술적 감각이 우리의 감각을 쇄신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감각이 다시 삶의 쇄신으로 이어진다는 것이죠. 저자는 넓고 깊은 삶의 지평을 떠올리게 하지 못한다면 예술은 쓸모없다고까지 이야기합니다. 다른 삶의 가능성을 생각하게 못한다면, 그건 아름다움의 배신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예술을 통한 삶의 변화가 의무일 필요는 없습니다. 의무로 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억지로 하는 것은 오래가지 못할 뿐 아니라 ‘비 강제성’은 예술의 가장 큰 특성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예술은 선택도, 결정도, 그에 따른 행동도 자발적이어야 합니다.
감각의 쇄신을 통한 자발적인 삶의 쇄신. 저자는 이것만큼 아름다운 일이 없다고 합니다. 감각에 물길을 대고, 이 물길이 삶의 물길로 이어져 만드는 보다 나은 삶. 때때로 좌절해도 가능한 한 즐겁고 유쾌하게, 그렇게 삶을 최대한 온전하게 주형해 가는 것. 만약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삶을 이미 심미적으로 구성해 가고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360쪽, 1만60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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