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후에 유력인사” 주장 확산
오바마 연루설까지 제기돼
트럼프 “FBI 직접 조사해야”


흑인 혐오범죄 자작극을 일으켜 기소됐던 배우 겸 싱어송라이터 주시 스몰렛의 기소중지에 미국 전역이 찬반양론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8일 CNN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스몰렛을 기소중지한 일리노이주 쿡카운티 검찰을 비난하며 사건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카고에서의 그 사건은 몹시 당황스럽고, 왜 이런 일(기소중지)이 발생했는지 알아야 한다”며 “미국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이 미국의 수치가 된 해당 사건을 직접 조사하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측근인 민주당의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은 “사법부에 의한 화이트 워시(더러운 곳을 가리는 행위)”라며 검찰의 처사를 비난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간섭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 사회에서 이 같은 첨예한 대립이 오가는 것은 스몰렛의 배후에 정치적 유력 인사가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 시카고 경찰조합(FOP)은 킴 폭스 쿡카운티 검사장이 이번 사건의 진행 과정과 공소 취하 결정에 부적절하게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폭스 검사장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영부인 비서실장이었던 티나 첸과 접촉한 뒤 시카고 경찰에 스몰렛 사건의 수사권 이관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스몰렛은 여동생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선거 캠프에서 일한 만큼,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도 친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폭스 검사장은 대변인을 통해 “공소 취하는 유죄인 사람에게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스몰렛이 사회봉사와 보석 보증금 압수에 동의한 만큼 고소를 취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동성애자로 알려진 스몰렛은 지난 1월 미국 밤거리를 걷던 중 백인 괴한들에게 인종차별적인 욕설과 함께 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지만 자작극임이 밝혀졌다. 스몰렛은 “괴한들이 ‘여기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의 세상’이라고 외치면서 공격했고 목에 올가미를 씌우려 했다”고 신고했다. 스몰렛은 인기 배역을 얻고 출연료를 올리기 위해 4000여 달러를 주고 범행을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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