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클럽 중에서 소장가치가 가장 크고 값어치가 제일 많이 나가는 것이 롱 노즈 클럽이다. 수집가들이 소유하고 있는 롱 노즈는 19세기 중반에 제작된 것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초에 제작된 귀한 것들도 존재한다. 귀한 것 중에서 제작자가 명확하거나 그 클럽이 유명한 골퍼가 사용한 것이라면 값어치는 훌쩍 올라간다.
필자가 2015년 브리티시오픈 관람차 스코틀랜드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수도 에든버러 인근에 위치한 골프 골동품점을 들린 적이 있었다. 수백 자루의 골프채를 비롯해 사람 키만 한 무쇠 덩어리로 만든 골프화 제작기계 등 적어도 모든 골프용품이 100년은 넘은 것들로 지하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중 필자의 눈에 들어온 클럽이 있었다. 나무로 만든 프레임의 유리 액자 속에 롱 노즈 클럽이 걸려 있었고, 클럽 위쪽에는 윌리 파크의 사진과 1885년에 윌리 파크에 의해 제작된 클럽이라고 적혀 있었다. 파크는 19세기 후반 스코틀랜드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톱 프로골퍼였다. 영국 골퍼의 아버지라 불리는 올드 톰 모리스를 누르고 1860년 초대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자리에 오르며 19세기를 풍미하던 골퍼였다.
파크는 또한 볼과 클럽을 제작하는 장인이기도 했다. 이 클럽은 아마 그에 의해서 제작됐고 또 사용된 것으로보였다. 주인에게 “얼마에 팔 거냐?”고 물어보니 그 클럽만 팔지는 않고 모든 제품을 한꺼번에 통째로 살 구매자를 찾는다고 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했지만, 여기저기 발품을 팔다 보면 그 같은 귀한 물건이 필자의 눈에 보이기도 한다는 사실을 위안으로 삼았다.
남양주골프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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