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일입니다.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을 나선 임금이 백성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살펴보기 위해 거닐었다는 이 ‘역사적인 길’이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해만 지면 거리가 순식간에 적막강산으로 변합니다.”
윤숙자(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대표이자 떡박물관 관장이 외지고 한적한 돈화문로에 갤러리라는 문화 공간을 열며 ‘돈화문로 활성화’에 나섰다.
최근 한국전통음식연구소는 설립 20주년을 맞이하여 1층에는 통창으로 환하게 ‘갤러리카페 질시루’를 열고, 9층에는 격조 높은 작품들을 전시하는 ‘돈화문갤러리’를 나란히 오픈했다. 또한 특화된 문화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다.
돈화문갤러리에서는 이강화 작가 초대전이 16일까지 열리고, 갤러리카페 질시루에서는 옻칠 회화로 유명한 전인수 작가 초대전이 30일까지 계속된다.
윤 대표는 “갤러리가 오픈한 후 한밤중에도 거리가 환해진 덕분인지 행인과 상인들의 표정이 한결 밝아 보인다”며 “명실공히 시민들의 ‘문화사랑방’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돈화문로는 한복과 한옥·한식·국악·한국영화·박물관 등 문화유산이 보존되고 있는 지역입니다. 충분히 주목받을 수 있는 거리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돈화문로에는 창덕궁이 중심에 있고 한복은 색동박물관, 한식으로는 떡박물관과 춘원당 한방박물관, 국악으로는 돈화문 국악당이 자리잡고 있다. 조선시대 방범을 위한 서순라길이 지척이고, 돈화문로 바로 옆 익선동에는 고풍스러운 한옥이 즐비하다.
종로구와 서울시에서도 돈화문로 일대를 아름답게 다듬는 공사를 시작했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해 2월 창덕궁 일대 돈화문로에 대한 ‘창덕궁 앞 도성 한복판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을 내놓았다.
“‘왕이 거닐던 거리’라는 스토리만으로도 충분히 주목받을 수 있는 지역입니다. 여기에 문화 콘텐츠들도 풍부하고요. 그처럼 문화유산을 많이 지니고 있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돈화문로를 더 이상 지금처럼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를 비롯한 전통문화인들의 한결같은 생각입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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