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중학교 3학년 및 고등학교 2학년 대상으로 실시된 2018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지난달 28일 발표됐다. 지난 4년간 학생들의 학교생활 행복도는 높아진 반면, 2017년에 비해 기초미달 학생 비율이 중학교 국어·수학·영어와, 고등학교 영어 과목에서 유의하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높아진 것을 두고 학생들의 실제 학력이 낮아졌다고 단순히 판단하기 전에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을 증가시킬 수 있는 다른 원인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대상 학년 학생 전체를 대표하도록 체계적이고 정교한 표집 설계 방식을 통해 표집평가를 바탕으로 타당하고 신뢰 있는 결과를 산출한다. 하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표집조사에서 전수조사로 바꾼 바 있다. 그리고 다시 2017년부터 전수조사에서 표집조사로 바뀌었다. 그런데 이러한 외적 환경 변화가 실제적인 기초학력 미달 비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전수조사에서는 전국의 학생이 똑같은 시간대에 시험을 치르고 그 결과는 지역별로 공개됐다. 그 결과 지역 교육청 간, 또는 학교 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을 낮추기 위한 경쟁이 과열됐고,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표집 방식으로 다시 바뀐 뒤에는 성취도 결과를 바탕으로 한 시·도 교육청 또는 학교 간 서열화에 대한 부담이 없어져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비하는 학교의 사전 준비가 이전과 다를 수 있다. 또,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토론 및 협동학습 등 학생 참여 중심의 교수 학습 방법 변화와 수행평가 및 과정 중심 평가 확대 등이 제한된 시간 내 이뤄지는 전통적인 지필 평가에 대한 학생들의 적응도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 물론 실제로 학생들의 학력이 낮아졌을 수 있으므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비율이 높아진 데 대해 많은 성찰이 필요하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개선 작업 또한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노력의 하나로 학생별 검사 문항 수를 줄여 학생들의 평가 부담을 줄이고 2015 개정 교육과정이 강조하고 있는 역량을 평가할 수 있도록 서답형 문항 비율을 확대하는 작업을 현재 진행하고 있다. 또한, ‘교과 역량’을 반영한 문항을 출제하고 학교별 시행 및 관리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현재 지필 검사 방식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컴퓨터 기반 평가로 전환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그리고 학생의 참여 성실도를 높이고 교육 수요자인 학생·학부모·교사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평가 결과 제공 방식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출발점부터의 학업 능력의 누적적 결손에 의해 고착된다. 모든 학생이 1년에 한 번 치르는 시험이 아니라, 학교 자율로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하고, 부족한 영역에 대한 꾸준한 맞춤형 지도가 필요하다. 따라서 전국 학생들의 기초학력 진단검사와 기초부터 우수까지 평가할 수 있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모든 학생이 본인의 잠재적 역량을 발현할 수 있도록 기초학력 보장 제도가 학교 현장에 자리 잡을 수 있게 법적·제도적·재정적 기초를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국가수준 성취도 평가는 국가수준의 교육과정 질을 관리하고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의 핵심 역량을 규명하는 근거 자료를 확인하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담당해야 한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결과로부터 얻은 자료는 교육과정이 구현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얼마나 이를 잘 이해하고 있는지 그 수준을 평가해 왔다. 앞으로도 교수-학습, 교육과정 개발의 기초자료로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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