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국적 유조선, 불법환적

제재위반 여부 감시 강화될듯
정부“억류 등 제재이행 충실”


한국 선박의 불법 해상 환적을 통한 대북 석유 제품 공급 혐의 및 의혹뿐 아니라 미국 독자 대북 제재 선박의 한국 항구 정박 등 각종 대북 제재 회피 지적에 한국의 이름이 계속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제재 위반 의심 선박을 억류·조사하고 있는 등 가장 충실하게 대북 제재를 이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3일 한국 선박이 불법 해상 환적을 통해 북한에 총 4300t의 정제유를 공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국의 대북 제재 위반이나 회피 의혹이 재차 사실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지난달 발표된 미국의 대북 해상 거래주의보 리스트에 한국 선박이 처음으로 적시되면서 한국에 대한 대북 제재 위반 여부 감시가 강화될 것이란 우려 속에 이 같은 혐의가 드러나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감시망이 더 촘촘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에 환적 혐의가 적발돼 억류된 한국 국적 유조선 P호는 미국의 첩보로 조사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대북 제재 위반 우려는 지난해부터 이미 제기된 바 있다. 한국에 북한산 석탄이 수입된 것으로 확인돼 지난달 12일 발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 연례보고서에 관련 내용이 적시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 7월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이 직접 방한해 기업들을 상대로 대북 제재와 관련한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미 재무부도 지난해 국내 은행들을 대상으로 제재 이행에 관한 콘퍼런스 콜을 추진한 바 있다.

지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미국은 대북 제재 유지 및 최대 압박 기조 입장을 재확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내에서 대북 제재 위반 사례가 또다시 발생한 만큼 한국이 대북 제재 이행에 소극적이란 인식이 국제사회에 각인될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번 불법 환적 선박 적발 등의 사례가 제재 이행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대북 제재 위반 혐의 선박을 억류하고 조사를 벌이는 국가는 한국뿐”이라며 “유엔 전문가 패널 보고서 등에서 불법 환적에 대한 의심이 제기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환적 혐의를 적발한 국가도 한국뿐”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선박 간 환적에 가담한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와 ‘코티’호, 북한산 석탄을 운반하는 데 관여한 ‘탤런트 에이스’호 등 외국 국적 선박 3척을 이미 억류했으며, 파나마 선적 K호도 출항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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