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산업의 어려움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고, 그 요인도 여러 가지다. 그런 상황을 고려해도 현대자동차의 실적은 충격적이다. 현대차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본부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59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차가 국내에서 적자를 낸 것은 1974년 증권시장 상장 이후 44년 만에 처음이다. 초기 투자 등을 고려하면 실제론 창사 이후 처음으로 볼 수도 있다. 국내 공장은 가동할수록 손해가 커지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강성 노조의 요구와 투쟁으로 인해 예고된 일임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요인이다.

회복 전망도 불투명하다. 생산·판매가 줄기 때문이다. 올 1분기 국내 완성차 7개 업체 생산량은 95만4908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0.8%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다. 2분기에는 더 심각한 상황에 처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의 후유증이 여전하고,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의 장기 파업으로 인한 닛산의 물량 축소 등 새로운 악재까지 등장했다. 연간 생산량이 400만 대 이하로 떨어지면서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자동차산업이 뒷걸음치는 이유에는 원화 강세·신흥국 통화 약세 등 대외 환경과 친(親)노동·반기업 정책과 경영적 요인도 있다. 그러나 국내외 전문가들은 일제히 강성 노동조합으로 인한 고비용·저생산 구조와 노동 경직성을 지목한다. 현대차가 지난해 말 출시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가 큰 인기를 얻었는데도 노조와의 증산 협상 때문에 공급을 맞추지 못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노·사는 물론 정책적 노력 등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노조부터 정신 차리지 않으면 국내 자동차산업은 공멸로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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