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동의 ‘디에이치아너힐즈’
단지 후문쪽에 7층짜리 건물
일반 30여층과 외관 차이 커
아파트 아닌 상가건물로 보여
“아이 차별받을까봐 청약포기”

다른 지역도 특정棟 집중배치


‘강남 반값 임대라더니 상가가 웬말….’

행복주택 입주를 계획 중인 30대 직장인 이모 씨는 올해 첫 행복주택 공급단지에 포함된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개포주공 3단지 재건축) 전자 팸플릿을 살펴보다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강남 최고급 신축 아파트로 유명한 디에이치아너힐즈에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다기에 한껏 기대하고 있었는데, 행복주택이 배치된 동(棟)은 단 2개 동으로 후문쪽 바로 길 옆인 데다 다른 동과는 달리 저층으로 마치 상가건물처럼 보였던 탓이다.(사진)

4일 주택 업계에 따르면 오는 8일부터 전국 41개 사업지구에서 6483가구의 행복주택 입주자 모집이 시작되는 가운데 재건축·재개발 매입형(지방자치단체가 사들이거나 기부채납으로 받아 임대주택으로 공급)등 일부 행복주택이 포함된 동은 다른 동과 분리돼 있을 뿐 아니라 외관마저 크게 달라 청약을 노리는 수요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디에이치아너힐즈의 행복주택 면적대는 전용 49㎡로 85가구 모두 301동과 323동에 배치돼 있다. 두 동 모두 단지 후문 쪽에 있고, 최고 층수가 33층인 다른 동과 달리 최고 7층으로 저층인 데다 짙은 갈색으로 언뜻 봐서는 상가건물처럼 보인다. 이 씨는 “외관상 차이가 너무 커 입주할 경우 아이가 차별을 받을까 청약 계획을 접었다”고 말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 ‘소셜믹스’(계층이 섞이는 것)를 강조하는 가운데서도 조합원이나 일반분양 당첨자들이 사는 ‘일반동’과 임대주택 거주자들이 사는 ‘임대동’의 분리는 여전한 셈이다.

다른 행복주택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행복주택을 한 두 개 동에 집중 배치한 경우가 상당하다.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흑석7구역 재개발)은 한강뷰로 몸값이 높지만 행복주택은 한강뷰 반대편 2개 동에만 넣었다. ‘방배아트자이’(방배3구역 재건축)’, ‘e편한세상 염창’(염창1구역 재개발)’을 비롯해 지난해 강남 첫 행복주택으로 유명세를 탄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삼호가든 4차 재건축)도 특정 동에 행복주택이 몰려있었다.

주택 정비업계에서는 임대주택은 전용 59㎡ 이하 소형 면적대가 많고,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 표준 건축비 수준에서 짓다보니 분양 물량과 같은 동에 섞기가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해명한다. SH(서울주택도시공사) 관계자는 “조합이 넘기는 물량을 놓고 SH 등이 동·호수 추첨을 해 가져온다”며 “단지가 안크면 소형 면적대인 임대주택이 특정 동에 몰릴 수밖에 없긴 하지만 그래도 이번 행복주택은 동 전체가 행복주택만으로 구성된 곳은 없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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