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부동산 관계자 한목소리
“지하·옥탑층은 임대소득 불가”
지하공간은 진입 계단도 없어


“누가 저런 곳을 임대하겠어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특혜대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3일 찾은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김 전 대변인의 건물 주변 부동산 중개인들은 상가로 인식된 해당 건물의 지하층과 옥탑층 공간에 대해 “임대소득이 나올 수 없는 공간”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전 대변인은 KB국민은행에서 해당 건물의 10개 상가에서 임대소득이 있는 것으로 반영돼 10억2000만 원의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실제 가본 건물의 6개 상가는 불법 증축물에 임대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국민은행은 지하 34㎡(10평) 공간에 3개의 상가 임대가 가능하다고 봤다. 하지만 실제 확인해보니 건물 외부에서 진입할 수 있는 계단은 없었다. 1층 주택 안쪽의 ‘지하’라는 글씨가 쓰여 있는 낡은 문의 창쪽 뜯어진 방충망 사이로 본 지하 공간은 공사 자체가 완료되지 않은 것처럼 벽이 벗겨져 있는 등 엉망이었다. 상당 기간 사람의 출입이 없어 보였다. 3개의 상가로 인식된 옥탑층(15㎡·4평)으로 가는 문도 굳게 잠겼다. 인근 건물을 통해 멀리서 본 옥탑층은 외관상으론 두 개의 공간으로 구분돼 있는데 하나는 간이 건물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너무 낡은 창고였다. 국민은행은 이곳을 상가로 인식, 임대소득이 나올 것으로 봤지만, 해당 건물은 불법 증축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 상인은 “2층의 호프집도 장사가 안 돼 수개월 전에 문을 닫았는데 옥탑에 있는 공간에 누가 들어가겠냐”면서 “이전 주인도 아들이 운동하거나 창고 목적으로만 쓰던 곳”이라고 말했다. 주변의 부동산 관계자는 “저런 낡은 지하 공간과 옥탑 간이 건축물을 상가로 인식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면서 “그런 식으로 대출을 받았다는 얘길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과 은행 관계자들은 김 전 대변인의 대출에 대해 “불법은 아니지만 김 전 대변인과 친분이 있는 지점장이 모든 재량을 쏟아준 것 같다”면서 “문제는 그 재량을 아무나 받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은행 관계자들은 김 전 대변인이 건물 매입 과정을 “몰랐다”고 한 해명에 대해서도 “절대 모를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아내 명의의 대출이지만 김 전 대변인이 건물의 절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은행에 건물을 담보로 제공할 때는 반드시 대면을 통해 서명을 받도록 돼 있다”면서 “‘몰랐다’는 해명은 거짓말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황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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