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2일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간디나가르의 아달라지에 모인 인도국민회의(INC) 지지자들이 INC의 상징 깃발과 라훌 간디 INC 총재가 그려진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3월 12일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간디나가르의 아달라지에 모인 인도국민회의(INC) 지지자들이 INC의 상징 깃발과 라훌 간디 INC 총재가 그려진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11일부터 6주간 인도 총선

금품·치킨카레 제공 비일비재
유권자에 염소 선물 준 후보도
美동시선거보다 5억달러 더 써
카네기재단선 100억달러 추산

이번엔‘선거채권’최초로 도입
국영銀서 구입 지지黨에 기부
출처 공개 않고 자금 조달 가능
올1분기까지 4억달러가량 판매

與 승리 전망…모디 연임 유력
간디 이끄는 野는 의석수 늘듯


흔히 선거를 ‘민주주의의 축제’라고 표현하는데 세계 최대 민주주의 축제는 오는 11일 시작되는 인도 총선이다. 6주 동안 인도 전역에서 하원의원 545명을 선출하는 인도 총선은 유권자 및 후보자 규모 등에서 지구촌에서 열리는 모든 선거를 압도한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라훌 간디 인도국민회의(INC) 총재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천문학적 선거자금도 쏟아부을 전망이다. 선거구도가 치열할수록 ‘금품선거’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역대 최대 선거비용을 둘러싼 논란이 선거 막바지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구촌 역사상 최대 선거자금 투입 = 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인도 싱크탱크인 미디어연구센터(CMS)는 이번 총선에서 인도 주요 정당들이 선거비용으로 약 70억 달러(약 7조9548억 원) 이상을 사용할 것으로 추산했다. 2009년 총선 당시 20억 달러, 2014년 총선 때 50억 달러를 한참 웃도는 금액이다. 또 밀란 바이슈나브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 남아시아프로그램 팀장은 이번 총선 비용이 100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대통령선거와 상·하원의원 선거를 함께 치른 2016년 미국의 선거비용 65억 달러를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선거비용이 쏟아지는 셈이다.

인도 총선에 천문학적 선거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이번 총선 구도가 치열하게 진행되다 보니 정당마다 경쟁적으로 더 많은 선거운동원을 모으고 유권자들에게 뿌리는 돈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CMS에 따르면 특히 많은 후보가 선거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SNS 공략을 위해 홍보요원, 댓글부대 등을 운영하면서 관련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 실제 SNS 관련 비용은 2009년 총선 때 3600만 달러에서 2014년 총선에서는 7억2000만 달러로 급증했고, 이번 선거에서는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SNS 비용 외에도 유세장에서 서민들이 평소 쉽게 먹기 힘든 치킨 카레나 비리야니(채소·계란·고기 등을 쌀과 함께 쪄낸 요리) 등을 돌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2014년 선거 때는 유권자들에게 염소를 선물한 후보도 있었다. CMS 조사 결과 인도 정치인 90%는 유권자들에게 제공하는 금품 조달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묻지마 후원’, 비리·불법 악용 우려 = 막대한 선거비용이 필요한 만큼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 및 정치인들이 정치자금을 모으는 행태도 다양해졌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처음 선보이는 ‘선거채권(electoral bond)’은 후원자 신원을 밝히지 않고 거액을 기부할 수 있어 불법정치자금으로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17년 모디 행정부가 선거 투명성을 강화하고 일반인들의 정치참여를 독려한다는 명분으로 도입한 이 채권은 개별정치인이 아닌 정당 기부를 목적으로 하는데 기부자들은 인도 국영은행에서 판매하는 채권을 구입,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특별 계좌로 보낼 수 있다. 각 정당은 모은 채권액만큼 국영은행에서 돈을 받을 수 있는데 이를 통해 각 정당이 얼마나 많은 돈을 모금했는지, 자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누가 해당 정당에 입금했는지는 당사자와 채권을 전달받은 정당 관계자만 알 수 있어 기업 및 부호들이 비밀리에 정치자금을 제공하기 좋아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선거채권은 지난해만 1억5000만 달러어치가 팔렸고 올해는 1분기에만 2억4500만 달러 상당이 팔렸다.

선거채권과 더불어 자금 모금 출처를 밝히지 않아도 되는 제도상 허점도 금품선거를 위한 자금 모금을 획책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2만 루피(약 33만2000원) 이하 소액기부금의 경우 자금출처를 밝히지 않아도 되는데 2017∼2018 회계연도에 인도 상위 6개 정당이 모금한 자금 129억3000만 루피 중 절반이 넘는 68억9000만 루피가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자금이었다. 출처 불명의 자금 중 51.4%가 소규모 기부였으며 선거채권도 31.2%로 뒤를 이었다. 반면 특정 정치인에게 많은 지원을 한 기부자임을 확실히 하기 위해 몇몇 사업가와 종교계에서는 TV 방송용 정치광고 등의 비용을 대신 지불하는 ‘현물지원’도 인기를 끌고 있다.

◇여론조사는 모디의 인도국민당 승리 = 지난 3월 19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모디 총리가 이끄는 여당 인도국민당(BJP)과 연립세력은 전체 하원 의석 543석(2석은 영국계 인도인 할당) 중 283석을 차지해 반을 넘길 것으로 전망됐다. INC를 중심으로 한 야당은 절반 수준인 135석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모디 총리 연임이 유력해지는 분위기다. 1947년 인도 독립을 이끌어낸 자와할랄 네루의 외증손자 라훌이 이끄는 INC는 60석으로 대참패를 기록한 지난 선거보다 배 가까이 의석수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권 탈환은 어려울 전망이다.

BJP가 우세한 현 선거구도는 야당을 압도하는 선거비용에 힘입었다는 평가다. 2016∼2017 회계연도 BJP가 쓴 선거비용 및 각종 지출은 71억 루피로 INC(32억 루피)의 두 배를 넘겼다. 이에 INC는 현 정부의 경제 실정을 적극 공략하며 BJP를 추격하고 있다.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꼽히는 인도는 모디 총리 집권 이후 가파른 경제 성장세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성장동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다. 최근 3~4년간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간 6~7%에서 주춤하고 있다. 실업률도 6.1%로 4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BBC는 대다수 인도 국민이 빈곤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7% 이상 성장세를 당분간 지속해서 달성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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