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그룹 경영권 향방

조원태 한진칼 지분 2%대 수준
아버지 소유 17% 상속에 주목

조양호 회장 수사는 중단될 듯


조중훈 선대 회장이 지난 2002년 별세한 다음 해인 2003년 2대 회장직에 올라 한진그룹을 이끌어 온 조양호 회장의 급작스러운 별세로 그룹 경영권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지난달 대한항공 주주총회 여파로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중심 체제로의 조기 전환이 예고됐던 상황인 만큼 경영권이 크게 흔들리는 사태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러나 조 회장이 20여 년간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 등은 쉽게 대체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당장 조 회장 공백으로 인한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은 8일 “그룹 전체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며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 결정을 진행, 안전과 회사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조 대한항공 사장이 ‘조원태 체제’를 공식화하는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오는 6월 1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에서 의장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대한항공이 총회 주관사이기 때문에 조 사장이 이끌면서 국내외에 경영 전면에 나서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그룹은 ㈜한진, 대한항공, 진에어 등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진칼 지분 28.93%를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 등이 확보하고 있는 구조다. 한진칼은 조 회장의 측근인 석태수 사장이 지난 3월 주총에서 연임에 성공해 무리 없이 조 회장 일가가 영향력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조 사장의 한진칼 지분이 2%대 수준으로 미약해 17%가 넘는 조 회장의 지분 상속 문제가 남아 있다. ㈜한진은 조 회장 측이 33.13%, 대한항공은 33.35%를 확보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주총에서 국민연금 등의 사내이사 연임 반대로 조 회장이 대한항공 대표 자리에서 내려오게 되면서 조 사장·우기홍 부사장 2인 체제가 자리를 잡고 있던 와중이었다. 다만 조 회장이 세계 항공업계에서 쌓아온 네트워크가 막강했기에 공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 회장직에 조 사장이 안정적으로 오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행동주의 펀드가 내년 주총에서도 경영권 공격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항공 내 조 회장 일가인 사내이사는 조 사장이 유일하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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