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비 150달러로 비싼 편
전승기념관 등 투어 의무화
北 정치체제 선전도구로 활용


북한 평양에서 7일 열린 만경대상마라톤 행사와 관련해 외신들이 “의아한 풍경” “비현실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강행으로 국제사회의 제재에 부딪혀 달러가 마르면서 마라톤 대회와 관광객 유치를 통해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로이터통신, BBC 등에 따르면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을 약 1주일 앞둔 이날 북한 평양에서 열린 제30회 만경대상국제마라톤에는 약 950명의 외국인이 참가해 지난해(450명)보다 외국인 참가자 수가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 등이 열리면서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긴장 상태가 다소 완화되면서 외국인 참가자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2017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억류·사망사건으로 북한여행이 제한된 미국인 참가자는 없었다. 외국인 참가자 중 전문 마라토너는 많지 않았다. BBC는 “국제적인 갈등상황에서 이뤄진 다소 의아한 풍경”이라고 전했다.

특히 마라톤 참가자들은 김일성종합경기장에 모인 북한 주민 5만여 명의 응원 속에서 출발해 전체주의 국가인 북한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대중들이 집단적으로 국제 경기행사에 동원되는 평양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현장에선 올림픽 대회에서나 등장할 법한, 비현실적(surreal)인 환성을 들을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대북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 여행상품 판매를 통해 외화를 획득하고 체제 선전을 위해 이번 행사를 대규모로 기획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마라톤대회 참가는 북한 전용여행사 고려여행사를 통해서만 신청할 수 있으며 참가비용도 풀코스 기준 150달러(약 17만 원)로 비싼 편이다. 또 방문객들은 북한 전승기념관과 나포된 미국 첩보선 푸에블로호를 관람하는 투어 참가가 의무화돼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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