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脫원전 등 따른 비용절감
낡은시설 방치했다면 손배책임


강원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전신주 고압선 개폐기의 연결 전선(리드선)에서의 불꽃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시설 노후화가 이번 화재의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다. 개폐기 등 시설이 제때 교체되지 못해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전력의 계통 시설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전력공사는 막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떠안게 된다.

8일 정부 등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소방당국 등은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일성콘도의 고압전선에서 최초 발화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당시 불꽃이 일어난 개폐기의 리드선을 떼어내 화재 원인을 분석 중이다. 경찰은 2~3주 후 감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당국은 리드선의 불꽃이 고성 지역 산불의 원인인 것으로 강하게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 불꽃이 강풍에 의해 이물질의 접촉으로 ‘어쩔 수 없이’ 일어난 것인지, 아니면 리드선의 노후화에 의한 인재(人災)인지 모호하다는 점이다. 만일 리드선 노후화가 원인이라면 한전은 관리 책임을 져야 한다. 한전은 최근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비용절감 차원에서 고압전선 개폐기 리드선을 최대 15년까지 쓰도록 했다. 원래 리드선 수명은 12년이며, 이번에 불꽃이 발생한 리드선은 13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등의 영향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전이 정책영향에 따른 비용절감 때문에 이 같은 시설 노후화를 방치했다면 막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직면할 수도 있다.

다수 전문가는 현재 상황에선 자연재해에 해당하는 강풍으로 전선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에 대해 전적으로 한전에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설 노후화가 아니더라도 한전은 향후 강원지역 등 돌풍 발생에 대응하기 위해 고압선 시설 개선 등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고압선에서 발생하는 각종 안전사고와 화재를 막기 위해 최선의 방법은 전선을 땅에 묻는 ‘지중화’가 대안으로 꼽히지만 이 사업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한전 측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 결과를 본 후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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