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해 보이면서도 감각이 번득이는 것이 유중희의 회화 캐릭터이다. 맨밥에 미량의 양념만을 첨가한 격이지만, 의외로 풍미가 있는 요리를 맛보여 주고 있다. 평범하고 친숙한 돌 이미지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낯선 절연의 허공에 놓였다는 것, 그리고 단순한 (작가가 주로 낙하하는 폭포수를 연상케 하는) 직선이라는 낯선 요소를 무심코 던졌다는 것. 여기서 수직선이 아닌 사선이어도 이미 그것들은 서로 강한 인력을 갖고서 결합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다.
교과서적인 데페이즈망 범주의 두 이미지, 그것들의 결합은 간명하지만, 거기엔 의외로 많은 디테일이 직조돼 있다.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 무거운 것과 가벼운 것, 거친 것과 매끈한 것, 고정적인 것과 유동적인 것, 어두운 것과 밝은 것, 드러냄과 감춤 등…. 이것이 실제 오브제였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그림만 못하지 않았을까. ‘그림’이기 때문에 힘을 가지며,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여전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리라.
이재언 미술평론가·인천 아트플랫폼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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