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절도 외 처벌방법 없어
“성폭력 치료 이수 강제해야”


성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속옷 도둑이 현행법상 단순 절도범으로만 분류되면서 예방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여성 속옷을 훔친 혐의(절도)로 이모(63)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씨는 영등포구 대림동 주택가에서 건조 중인 여성 속옷을 상습적으로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속옷이 없어져 집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했고, 도둑이 속옷을 훔쳐가는 장면을 찍어 경찰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이 씨의 집에서 여성 속옷 40여 벌을 발견하고 이 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는 지난해에도 같은 혐의로 입건된 전력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속옷 절도가 성범죄와 유사한 성격이 있는데도 법적으로 단순 절도로만 처벌하면 다른 성범죄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속옷 절도범에게는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내릴 수 없다.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은 “속옷에서 범인의 DNA가 검출된 경우가 있다”며 “성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범행을 저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재범이나 다른 종류의 성범죄로의 발전을 막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여성의 속옷을 훔쳐 심리적 쾌락을 얻는 사람은 일종의 정신질환자로 관음증이나 성도착증 환자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은 자신의 의지로 범행을 중단하기 어려워 상습적으로 범죄를 저지른다”고 강조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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