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드리안 홍 창이 보는‘통일’

“리비아 사태 재현되면 안돼”
‘韓주도 흡수통일’에 부정적


스페인주재 북한대사관 습격사건을 주도한 아드리안 홍 창(Adrian Hong Chang·35·사진)과 자유조선(옛 천리마 민방위)에 대해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력과 활동은 물론이고 목표로 하는 김정은 정권 붕괴 이후에 어떤 한반도 질서를 구상하고 있는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그는 조속한 통일보다는 북한 체제의 안정을 위해서는 일정 기간 분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으며, 김정은 체제 붕괴 직후 한국과 주변국이 조기에 북한에 진출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미 지역지 ‘샌디에이고 유니언 트리뷴’에 따르면 아드리안 홍 창은 지난 2016년 1월 14일 해당 언론에 ‘북한 자유를 위한 분단의 유지’란 기고문을 통해 “우리가 낡은 사고방식과 가정을 버리지 않는 한 변화는 일어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가 기고문에서 언급한 ‘낡은 사고방식’이란 한국 주도의 조기 흡수통일을 의미한다. 아드리안 홍 창은 “역내 이해당사자들은 통일된 한국을 보고자 하는 열망을 정기적으로 재확인한다”며 “남북한의 정치체제가 하나로 결합하는 것은 정치적 이상일 뿐이며, 이로 인해 오히려 북한 주민의 해방과 위험요소 해결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사회에서는 북한을 조기에 흡수통일 하는 것을 체제 안정의 필수조건으로 여긴다. 하지만 아드리안 홍 창은 “북한 체제 붕괴 후 갑작스러운 통일이 북한 주민들에게는 새로운 ‘관리자(master)’의 지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북한 주민들이 김씨 일가에게 투표하지 않았지만 청와대에 투표한 것도 아닌 만큼 한국이 자동적으로 북한에 대한 주권을 상속할 것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새로운 체제의 북한에서 치안 유지와 수용소 폐쇄 등을 위해서는 북한군이 일정 기간 유지돼야 하며 배급 시스템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아드리안 홍 창은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리비아 사태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된 점을 언급하며 “갑작스러운 통일은 북한에 엄청난 불확실성을 야기할 것이고 한국과 그 주변국들 또한 이를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랍의 봄’ 직후 리비아에서 혁명 정부 지원활동을 펴기도 했던 그는 “우리는 카다피 체제 이후 리비아에서 망명자들이 귀환해 경쟁을 벌이면서 ‘이슬람국가(IS)’가 득세하고 대중의 평화와 자유는 멀어져 갔던 상황이 북한에서 재현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4년 미 예일대 역사학과에 재학 중이던 아드리안 홍 창은 북한 인권 관련 세미나에 갔다가 북한 당국에 의한 주민들의 가혹한 인권침해 사실을 알게 된 후 대북 인권단체인 ‘북한 해방(Liberty in North Korea·LiNK)’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기고문에서도 “북한에선 수백만 명이 지속된 기아와 공포를 겪고 있고 수십만 명이 강제수용소에 있는데 이런 체제를 변화시켜야 할 필요성은 매우 분명하다”고 밝혔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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