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북한의 모든 위협 제거가 우리 목표”

- 폼페이오, 文 訪美날 압박

‘단계적 해법은 없다’ 시그널
“비핵화땐 北 주민 밝은 미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대북외교 목표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와 재래식 수단의 위험 감소라고 언급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군사적 위협 능력의 완전한 해체를 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 미국은 비핵화를 유도하고 이후 경제적 지원을 통해 북한을 미국과 한국에 군사적 위협이 되지 않는 국가로 만들어 나간다는 그랜드 디자인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은 FFVD까지 제재 완화가 없다는 강경한 신호도 보내 미국 방문길에 나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게 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9일 미 상원 세출위원회 소위에서 대북외교에 대한 질문을 받고 “완전히 검증되게 비핵화된 (한)반도와 더 큰 평화, 재래식 수단의 위험 감소”라고 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대북외교 정책의 목표로 FFVD와 함께 재래식 무기 위협 감소를 언급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비핵화 문제는 미·북 간에, 재래식 무기 같은 군사적 긴장 완화는 주로 남북 간에 다뤄져 왔다. 미·북은 1차, 2차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와 보상 방안을 논의했다. 남북은 9·19 군사합의를 통해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 철수,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에 합의했다. 하지만 북한은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비핵화 협상은 물론 남북군사 회담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남북 군사합의 이후에도 북한 재래식 전력에 변화가 없다며 경계를 표시해왔다. 북한의 이러한 군사능력은 동북아는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에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달 27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우리가 관찰한 북한의 활동은 비핵화와 부합하지 않는다”며 “북한의 재래식 및 비대칭 역량에서 검증 가능한 변화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 이전까지 최대 압박 작전을 지속할 것임을 밝혔다.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라는 살라미 전술에 다시 넘어가지 않겠다는 강경한 신호를 보낸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독재자라는 표현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적용되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고 답변한 것도 미국 정부 대북 정책의 강경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만 “북한 주민의 더 밝은 미래”를 언급하면서 북한이 비핵화를 할 경우에 경제적 보상이 주어질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최대 압박 작전 지속 의사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정부가 계속해서 언급하고 있는 ‘굿 이너프 딜’(충분하고 괜찮은 거래)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6일 “나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아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면서도 “한 번의 협상에서는 걸어 나와야 했다. 올바른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해 비핵화와 경제적 보상이라는 ‘빅딜’ 수용을 압박했다.

최근 미 의회도 북한 비핵화 전까지 대북 제재를 지속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굿 이너프 딜’을 통한 단계적 비핵화로 미·북 간 비핵화 협상 재개를 모색하는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 중인 미국을 설득해 내기 어려울 수 있다. 자칫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북 정책을 둘러싼 한·미 간의 갈등이 노출될 경우 미·북 비핵화 협상에서 역할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 한·미 동맹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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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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