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가운데) 중국 총리가 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도날트 투스크(오른쪽)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중·EU 정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리커창(가운데) 중국 총리가 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도날트 투스크(오른쪽)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중·EU 정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리커창 - 투스크 정상회의

EU “양보 않으면 협상 중단”
中, 유럽기업 동등 대우 약속

美보호무역에 공동 대응키로
통상전쟁 함께 맞서기 ‘실속’


중국이 유럽연합(EU)의 압박에 시장 개방 확대와 기술이전 강요 금지 등을 약속해 통신과 교육, 의료서비스 시장의 문이 열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U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중국과의 공동 대응 등을 명분으로 중국시장에서 실속을 챙기는 ‘외교적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가 흘러나오고 있다.

10일 외신과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EU의 도날트 투스크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과 3시간 동안 가진 중·EU 정상회의에서 시장 접근 개선 등을 담은 공동성명에 합의했다. 이번 성명은 EU가 중국이 양보하지 않으면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배수진을 치면서 무려 10일 동안 50시간 넘게 가진 실무협의 끝에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투스크 의장은 “협상은 어려웠지만 결국 성과를 거뒀다. 우리는 상호성에 기반을 둔 파트너십을 지향하는 공동성명에 합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EU는 시장 개방을 놓고 중국에 불만을 강력하게 제기해 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은 앞으로 통신과 교육, 의료서비스 등의 시장을 EU에 개방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중국은 외국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도 약속했다. 또 다른 쟁점이었던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문제 역시 중국이 양보하는 선에서 정리됐다. 리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중국 내 산업 보조금 문제에서 EU 측 우려를 해소할 준비가 돼 있다”며 “유럽 기업들은 동등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EU가 중국에 더 공정한 경제 정책 시행을 밀어붙여 외교적으로 이긴 싸움을 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일방주의’에 대한 EU와의 공동 대응,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EU의 우려 등의 양보를 받아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EU와 함께 맞선다는 명분을 얻는 내신 EU의 요구 사항을 상당폭 들어준 셈이다. 중국과 EU는 또 글로벌 인프라 프로젝트인 일대일로와 EU의 유럽·아시아 연결 프로그램에 공동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장비 사용 문제를 놓고 EU 각국이 서로 다른 대응을 하고 있는 가운데 리 총리는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이 도청을 위해 외국의 지식재산권과 개인정보를 침해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김충남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