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클라우스 “6차례 우승땐 남의 재킷 입다가 1998년에 내것 받아”
플레이어 “우승 뒤 재킷 고향으로 가져갔다가 클럽 항의에 반납”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는 올해로 83회째이며 챔피언에게 ‘그린재킷’을 수여한 지는 70년이 됐다.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은 1937년 그린재킷을 고안했다. 원래의 목적은 골프클럽 회원과 패트런을 구분하는 것이다.

마스터스 챔피언에게는 1949년부터 그린재킷이 전달됐다. 그린재킷의 첫 주인은 샘 스니드(미국)였다.

마스터스 개막을 알리는 시타를 마친 ‘골프전설’ 잭 니클라우스(79·미국)와 게리 플레이어(84·남아프리카공화국)가 12일 오전(한국시간) 기자회견에서 그린재킷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마스터스에서 6차례나 우승한 니클라우스가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니클라우스는 “6차례나 우승했지만 내가 받은 그린재킷은 없다”는 ‘폭탄’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사연은 이렇다. 두 차례 대통령 선거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 해리 트루먼에게 패해 낙담하던 톰 듀이가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의 회원이던 1963년 니클라우스가 마스터스 첫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니클라우스와 ‘사이즈’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은 듀이의 재킷을 니클라우스에게 주었고, 니클라우스는 이 재킷을 입고 다녔다. 니클라우스는 “아마도 15년 이상 그렇게(다른 사람의 그린재킷을 입고) 지냈던 것 같다”며 “그 뒤 우승했을 때도 내 그린재킷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은 니클라우스에게 주어진 듀이의 그린재킷이 당연히 니클라우스의 것이려니 여겼던 것.

니클라우스는 1998년 우연히 잭 스티븐스 당시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회장에게 “내 그린재킷이 아니다”란 말을 건넸고, 마침내 새 재킷을 받았다. 그해 니클라우스가 마스터스를 위해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에 오자 스티븐스 회장은 니클라우스의 그린재킷을 맞춤 제작했고 니클라우스는 20년 넘게 간직하고 있다.

플레이어는 마스터스를 3차례 제패했다. 플레이어는 1961년 우승한 뒤 받은 첫 번째 그린재킷과 함께 금의환향했다. 그런데 당시엔 그린재킷을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밖으로 가져갈 수 없었다. 고향으로 돌아온 지 사흘도 안 돼 클리퍼드 로버츠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회장이 플레이어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로버츠 회장은 “자네가 재킷을 가져갔다면서. 재킷은 절대 코스 밖으로 나가면 안 돼”라며 화를 냈다. 플레이어는 “그때 로버츠 회장에게 다시 가져다 놓겠다고 말해 안심시켰다”고 회상하며 웃었다. 이 ‘사건’ 이후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은 챔피언에게 “절대로 대중 앞에서 그린재킷을 착용하지 말라”는 엄명을 내렸고, 이듬해 마스터스가 열릴 때까지 그린재킷을 비닐 커버에 씌워둔 채 보관했다.

지금은 다르다.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은 그린재킷을 챔피언에게 영구 기증하고, 입고 다니는 것도 허용한다.

2017년 우승자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그해 7월 그린재킷을 걸친 채 테니스 메이저대회인 윔블던을 관중석에서 지켜봤고, 골프채널의 리포터 출신 앤절라 앳킨스와 결혼할 때도 그린재킷으로 치장했다.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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