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사진) 감독이 제41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된 것에 대해 국내 영화계와 여성단체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은 12일 “한국에서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을 해외 영화제에서 초청하고 심사위원장으로 추대하는 것은 그의 공적 활동에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유감을 표한다”며 “또 한국 영화인과 영화계를 무시하는 처사이며 피해자 입장에서는 그가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걸 보면 더 큰 상처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여성민우회도 “국내 영화 현장에서 인권침해를 저지른 감독이 국제 영화제의 상징적인 자리에 계속해서 초청돼서는 안 된다”며 “해외 영화제 초청과 관련해 영화계 내 엄격한 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날 모스크바영화제 사무국은 김 감독과 터키 세미 카플라노글루 감독, 이탈리아 발리아 산텔라 감독, 러시아 배우 일리나 아펙시모바 등 4명의 경쟁부문 심사위원을 공식 발표하며 김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았다고 소개했다.
영화제 측은 김 감독에 대해 “표현하기 힘든 캐릭터와 충격적인 비주얼, 전례 없는 메시지로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환영받았다”고 평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자신의 영화에 출연한 여배우들로부터 성범죄 가해자로 지목돼 국내 활동을 중단했지만 영화제 등 해외 활동은 이어가고 있다. 김 감독의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이 지난달 열린 일본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이에 여성민우회는 영화제 측에 개막작 선정 취소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