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인민회의 ‘3大 특징’

91세 고령 상임위원장 김영남
21년 만에 최룡해에 職 물려줘

내각총리엔 김재룡 ‘깜짝발탁’
고난의 행군 극복 자강도 출신
대북제재 타파 의지 보여준 듯

최선희, 국무위원에 새로 진입
김영철·리용호도 건재함 과시


11일 개최된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새 진용을 드러낸 ‘김정은 2기’는 세대교체와 대미 협상 라인 건재, 내각 쇄신을 통한 자력갱생 강화 등 3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3대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는 인물도 ‘최룡해·최선희·김재룡’ 3인방이다.

먼저 세대교체의 핵심 인사는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다. 최 부위원장은 이번 인사에서 현재 91세로 21년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직을 유지해온 김영남에게서 자리를 물려받았다. 김 상임위원장이 고령인 점을 감안한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다. 동시에 최 부위원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이은 공식적인 ‘2인자’ 자리도 공고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북한 헌법상 국가를 대표하는 명목상 국가수반이기 때문이다. 다만, 김 위원장이 북한 정권 수립 사상 최초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선출되지 않은 만큼 최고인민회의의 위상·권한은 약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 부위원장의 이동으로 핵심 권력기관인 노동당 조직지도부도 개편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조직지도부장을 겸하고 있던 최 부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으로 옮겨가면서 이 자리를 리만건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차지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리만건은 이번 회의에서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진입했고, 당 전원회의에서는 당 부위원장 겸 부장, 당 군사위원회 위원, 정치국 위원 등 4개 감투를 한꺼번에 썼다. 김정은 정권 들어 당 군수공업부장을 맡아 핵·미사일 개발을 관장한 인물로 평가되면서 핵심 실세로 급부상하고 있다.

두 번째 특징은 김영철 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 대미 협상 라인의 ‘건재’다. 특히 최 부상은 당 전원회의에서 후보위원도 거치지 않고 당 규약상 최고 기관인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직행한 데 이어, 국무위원회 위원으로도 새로 진입했다. 지난 2월 말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에도 정치적 타격을 입지 않고 오히려 입지가 강화된 것으로, 북한이 미·북 비핵화 협상에 여전히 역점을 두고 있는 방증으로 보인다.

내각총리 교체 인사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북한 경제의 사령탑인 내각을 쇄신한 것은 10일 당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자력갱생’의 투쟁 노선을 강조한 것과 맥이 닿아 있다는 해석이다. 당 부위원장으로 보선된 박봉주 내각 총리는 김재룡 자강도 당 위원장으로 교체됐다. 김재룡 자강도 당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후보위원을 거치지 않고, 정치국 위원으로 뛰어오른 데다 정치국 위원 중 가장 먼저 호명돼 중용 가능성이 점쳐졌다. 자강도는 북·중 접경 지역으로 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극복하기 위한 구호인 ‘강계 정신’의 발원지다. 군수 시설이 밀집된 지역으로 2017년 7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이 발사된 지역이기도 하다. 김재룡 내각총리 인선은 자력갱생을 전략으로 한 경제 발전 노선을 달성하기 위해 군수 경제를 상당 부분 인민경제에 투입해야 할 필요성에 따른 중용일 수 있다.

한편 지난해 5월 임명된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과 노광철 인민무력상도 국무위원회에 진입했다. 총정치국장이 겸직해 온 부위원장에는 오르지 않아,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지속돼 온 ‘군부 힘빼기’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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