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가 8만1446명… 64%
생계 이유로 운전대 못놓아
운전능력평가시스템은 미비


70대 개인택시 운전자가 지난해 말 처음 2만 명을 넘었다. 60대 이상 생계형 개인택시 기사가 계속 늘고 있어 이들의 운전 능력을 평가 관리할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택시기사 최경호(71) 씨는 12일 자신이 몸담은 업계가 “노인네들 집합소가 되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생계를 잇느라 아직 운전대를 놓지 못한 최 씨는 “나이 70이 되도록 부모 봉양하고 자식 기르느라 모은 돈이 거의 없다”며 “요즘 세상에 자식에게 기댈 순 없으니 내가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20년차 택시기사 최봉호(69) 씨 상황도 비슷하다. 그는 “요즘 체력적으로 힘에 부쳐 야간 영업은 생각도 못하고 있다”면서 “매달 100만 원 남짓 버는데, 생활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문화일보가 한국교통안전공단에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받은 ‘택시종사자 연령별 현황’을 보면 지난해 70대 개인택시 운전자가 2만2667명으로 집계됐다. 2017년 1만9468명보다 무려 3199명 늘어났다. 80대 운전자는 549명이나 됐다. 90대도 2명 있다. 지난해 60대 개인택시 운전자는 8만1446명으로, 처음 8만 명을 넘어섰다. 개인택시 운전기사 총 16만3253명 중 64.1%(10만4664명)가 60대 이상이었다. 2017년(60.1%)보다 4%포인트 증가했다.

택시기사 중 고령층 비중이 늘어나면서 운전 능력의 체계적 점검 및 관리가 요구된다. 2015년 도로교통공단 교통과학연구원은 ‘고위험군 운전자의 주요 사고원인 분석연구’에서 ‘운전적합도’(Fitness to Drive)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본은 2002년부터 70세 이상 운전자는 안전강습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고, 75세 이상 운전자는 안전강습에다가 간이치매검사 내용을 반영한 인지기능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또 70세부터는 면허증 유효기간을 5년에서 4년으로 단축했다. 우리나라 국토교통부는 버스기사만 받고 있는 ‘자격유지검사’를 택시기사까지 확대하려고 했으나 아직 의료검사 기준도 확정하지 못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령화로 수명이 늘고 있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은퇴 후 택시기사로 재취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고령 운전자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생계를 이어야 하는 노인이 더 안전한 일을 하도록 일자리가 많아져야 한다”고 짚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서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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