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경찰이 부산시청 로비에서 강제징용 노동자상 철거에 항의하며 연좌 농성을 벌이는 시민단체 회원들의 사무실 진입을 막는 가운데 민원인과 시청 공무원들이 농성장 옆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경찰이 부산시청 로비에서 강제징용 노동자상 철거에 항의하며 연좌 농성을 벌이는 시민단체 회원들의 사무실 진입을 막는 가운데 민원인과 시청 공무원들이 농성장 옆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강제징용 노동자상’ 철거 반발
보온장판 깔고 시청 밤샘점거
市, 퇴거명령 말고는 조치없어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기습 철거한 것에 반발하는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 회원들이 16일 부산시청에서 1박 2일 동안 불법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시가 1, 2층의 출입구 곳곳을 통제하고 셔터를 내려 공무원과 시민 등 3000여 명이 이틀 동안 업무 차질은 물론 엄청난 불편을 겪고 있다. 시와 경찰은 주요 통로인 1층은 아예 승강기 운영을 멈춘 채 기습시위에 대비하고 있다.

시민노동단체 회원 100여 명은 15일 오전 7시 30분부터 시청에 몰려들어 노동자상 반환과 오거돈 부산시장의 면담을 요구하며 거친 몸싸움으로 시위를 벌인 데 이어 밤샘농성을 이어갔다. 따라서 16일 오전 5시쯤 부산의 최도심이자 얼굴인 시청 로비에는 회원 30여 명이 바닥에 보온장판을 깔고 이불을 뒤집어쓴 채 자고 있어 난민촌을 방불케 했다. 밤샘근무로 초췌한 모습의 시청 경비원들과 경찰 40여 명은 여전히 이들의 시청 건물 점거 등에 대비해 주변을 경계했다. 이날 오전에도 대형 장판을 깔고 회원 10여 명이 삼삼오오 누워 있거나 앉아 있어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됐다.

이처럼 이틀째 시청사가 불법점거되는 상황이 벌어져도 시와 경찰은 퇴거 명령을 여러 차례 내렸을 뿐 특별한 조치가 없는 상황이다. 시민노동단체는 “오 시장은 즉시 국민 앞에 사과하고 노동자상 원상복구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농성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원인 정모(59) 씨는 “로비가 노숙자촌처럼 변하고 승강기도 중단돼 어디로 찾아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대도시 시청에서 이런 일이 어떻게 벌어질 수 있느냐”고 개탄했다. 이런데도 시는 입장문에서 “소통이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한다. 노동자상의 안정적 위치가 결정될 때까지 공론화 과정을 추진할 것이다”고 만 밝혀 시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부산=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